Page 16 - PHOTODOT 2017년 3월호 VOL.40 Mar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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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Work 3













































                                           © 김영수, 손, Pigment Print , 60x60cm, 2016           © 김영수, 감, Pigment Print , 60x60cm, 2016


                  이-미지(未知)의 이미지





                  단순한 가상이 되지 않는 이상, 또한 예술 작품이기를 멈추지 않는 한
                  어떤 예술 작품도 완전히 생생하게 나타날 수 없다.
                  - 발터 벤야민



                  글_최연하(독립큐레이터, 사진비평가)                               상의 잠재성을 추상적으로, 이미 추상적인 것을 더욱 추상적으로 표상한다.
                         김영수는 신작 〈모나드Monad〉에서 이미 있는 세계를 재현하는         그렇기에 그의 사진은 벤야민의 “언어는 자신을 전달한다”는 명제처럼, 결
                  것이 아니라 아직 없는 것을 ‘설계’하고 있다. 재현의 세계에서 원본을 본뜨         국 이미지 스스로 자신을 전달하고 있는 마술적 이미지인 셈이다. 이미지가
                  는 것이 중요하다면, ‘설계’는 원본이 없이도 가능하거나 형식에 맞지 않으면         전달 매체로서 단순히 사물이나 세계를 재현하는 도구가 아니라 이미지 스
                  계속 변형시킬 수 있는 차원이다. 사진을 대개 ‘세계의 재현’이거나 ‘세계의         스로 발화하는 것. 상(像)은 사라지고 점, 선, 면만 겨우 드러내고 있는 김영
                  해석’, 혹은 ‘흔적’이라고 정의한다면, 김영수의 사진은 컴퓨터 프로그램을          수의 사진은, 관객의 혼선을 덜하기 위해 작가가 작품마다 명기한 캡션이 없
                  통해 새로운 텍스트로 직조된 상형문자와 같은 ‘기술적 형상’(빌렘 플루서의          다면 읽기(보기)에 난해하기만 하다. 인식론적으로 재현을 포기한, 다만 알
                  용어)이라고 할 수 있다. 디지털 픽셀로 채워진 이 사진을 읽어내려면 그 밑         파벳과 숫자와 프로그램으로 세계를 형식적으로 구성한 이 사진들은 기술적
                  에 전제된 프로그램과 숫자와 문자코드를 함께 살피지 않을 수 없다. 기술을          상상력을 동원하지 않고는, 우리가 사진에 그동안 기대어 왔던-사진의 사실
                  통해 가상이 현실이 되고 가상과 현실이 구별되지 않는 시대에 김영수는 가           성, 기록성-것을 포기하지 않고는, 미지(未知)의 세계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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