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4 - 월간사진 2018년 10월호 Monthly Photography Oct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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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리포트_최종_월간사진  2018-09-20  오전 11:35  페이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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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수비오 산. Giorgio Sommer,
                                                                                                                Mount Vesuvius, 1872 ⓒ Ol-
                                                                                                                bricht Collection, Photo Galerie
                                                                                                                Bassenge, Berlin



                                                         토마스 올브리히트의 컬렉션

                                                            The Moment is Eternity







                                          16세기부터 현대미술까지, 국적과 매체를 불문하고 전 세계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소장하는
                                          의사이자 화학자인 토마스 올브리히트(Thomas Olbricht)의 컬렉션을 선보이는 전시다. 독
                                          일 베를린 ‘미 컬렉터스 룸(me Collectors Room)’에서 열리는 <The Moment is Eternity.
                                          Works from the Olbricht Collection>은 리제트 모델(Lisette Model), 에드 반 데르 엘스켄
                                          (Ed van der Elsken), 오토 슈타이너트(Otto Steinert), 티나 바니(Tina Barney), 필립 로르
                                          카 디코르시아(Philip-Lorca diCorcia) 등 사진가 60명의 작품으로 구성되어 있다.
                                          인간은 순간의 감정이나 생각을 영원히 간직하고 싶어 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통해
                                          지금 이 순간을 박제하고, 이를 그대로 먼 훗날에 전달할 수 있을까. 사진만큼 현실을 복제하
                                          는 능력이 입증된 매체는 없을 것이다. 주지하다시피 사진은 ‘기록’에 초점이 맞춰진 매체다.
                                          이를 통해 우리는 시대상과 가치관, 욕망 등을 엿볼 수 있다. 예를 들어, 40년 동안 자신의 부
                                          인과 자매들을 비슷한 구도로 촬영한 니콜라스 닉슨(Nicholas Nixon)의 <The Brown Sis-
                                          ters>에선 시간의 흐름이나 트렌드와는 거리가 먼 자연스러운 여성 이미지를 발견할 수 있
                                          고, 안드레 겔프케의 사진에선 사회 비주류들의 애환을 읽어낼 수 있다. 또한, 오토 슈타이너
                                          트와 헬무트 뉴튼 사진을 통해선 각 시기마다 다른 여성 묘사 방법도 비교해볼 수 있다.
                                          올브리히트 컬렉션 전체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사랑과 삶, 에로스, 죽음 등이다. 하지만 전시
                                          는 수집한 사진을 키워드를 중심으로 나열하지는 않는다. 대신, 사진을 선별해 내러티브를
                                          구축하는 방식을 선보인다. 컬렉션이 단순히 수집에 머무르는 것이 아닌,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낼 수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전시는 사진의 연속성을 말하는 듯하다. 각기 다른
                                          파편들이지만, 이들이 이어지면 시간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극명히 다른
                                          것들도 서로 관계 맺을 수 있음을 보여주는, 시간을 초월한 보편성을 의미하는 것 아닐까. 지
                                          금은 맞고 그때는 틀린 것이 아닌, 그때의 생각이 지금의 생각과 겹쳐지는 순간을 찾는 것이
                                          전시의 궁극적인 목표일 것이다. 전시는 2019년 4월 1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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