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5 - 월간사진 2018년 3월호 Monthly Photography Mar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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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4-127)전시-이정록(4p)최종OK_월간사진  2018-02-22  오전 6:05  페이지 125

























































                 Tree of Life 1-1 90x120 pigment print                                      Tree of life 3-6 90x120cm pigment print









                   야외 촬영인 까닭에 나무 이외에도 여러 설치물들이 필요했다. 실내 스튜디오에서             리를 내린 곳 역시 변화를 거듭했다. 한때 남도지역에서, 그리고 제주도의 바다와 숲,
                   진행된 두 번째 시리즈를 제외하고는 모든 촬영이 변수가 많은 야외에서 이뤄졌다.            목장 등지를 거쳐 캄보디아의 앙코르와트로 이어진다. 이정록은 마음속에 그린 나
                   빛 조절에 관해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했던 이유다.                      무를 꾸준히 찾아다녔고, 그 나무가 주변 배경과 조화를 이루는 곳을 촬영지로 정했
                   사진평론가이기도 한 김화자 교수는 “사진 전체에 스며든 자연광, 보이지 않는 생명           다. 머릿속에 그린 나무를 원하는 장소로 옮겨와 심기도 했다. 그곳에서 원하는 이미
                   력을 응집하는 플래시, 신성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서치라이트가 동시에 형상화한              지를 얻을 때까지 촬영 테스트를 반복한 후 몇 단계에 걸친 촬영을 진행해야 했다.
                   빛들은 외부 자연과 작가 내부에서 느낀 것 사이에서 신비로운 존재를 드러내주는             아날로그 작업 많은 사람들이 오해하는 것 중 하나는, 그의 사진을 후반 디지털 작업
                   매개이고, 그것은 영혼 또한 정화시켜준다.”라고 설명한다. 그의 작업에서 초현실적           의 결과물로 생각하는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도저히 필름사진이라고는 생각하기
                   인 느낌이 나는 이유다. 나비의 등장 역시 마찬가지다. 오묘한 빛들이 영원한 생명성          어려울 만큼 빛 표현력과 디테일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의 작업은 순전히
                   과 영혼의 상징인 나비로 형상화되어 표현되기도 했다.                           필름카메라로 이뤄진다. 플래시, 서치라이트가 더해져 완성된 오묘한 빛들이 필름
                   10년간의 여정 지난해 런던에서 열렸던 필립스 경매에서 이정록의 작품은 시작가             표면에 그대로 새겨지는 것. 아날로그 특유의 감성적인 색감이 돋보이는 이유다.
                   의 세 배를 훌쩍 넘는 3천 3백만 원에 낙찰되어 화제가 됐었다. 한국의 사진가가 거         10년간 나무의 성장과 작업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이번 전시는 국내외 우수 작
                   둔 성과치고는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국내 아트페어에서도 이정록 작품의 인기는              가를 선정해 초대개인전의 기회를 제공하는 ‘2017 갤러리나우작가상’ 수상을 기념
                   꾸준히 계속되고 있다. 그렇다면 강산이 바뀌는 사이 그의 작업에는 어떤 변화가 있           해 열린다. 2007, 2009년 그리고 2017년까지, 생명의 나무가 어떻게 변화되어왔
                   었을까? 언뜻 보면 비슷해 보이지만 다 같은 나무가 아닌 것처럼, 생명의 나무가 뿌          는지 따라가다 보면  감상의 재미가 배가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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