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5 - 월간사진 2018년 9월호 Monthly Photography Sep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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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6-119)인픽셀-손종협(4p)-최종OK_월간사진  2018-08-21  오후 8:24  페이지 119


















































                  월간사진의 사진공간 ‘픽셀(Pixel)’에서 손종협의 <Part> 전시가 열리고 있다. 현재 뉴    프레임과 구도에 있어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은 무엇인가?
                  욕에서 활동 중인 그는 모던한 공간과 잘 어우러지는 미니멀한 건축사진을 선보인다.            프레임 밖에 있는 무언가를 연상하게 만드는 구성을 좋아한다. 피사체와 배경이 사진
                  현대 건축의 선구자로 알려진 르 코르뷔지에가 완성한 사진 속 건축 공간은 한때 파키           안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화면 너머로 확장될 수 있도록 말이다. 그러기 위해서 구조
                  스탄과 인도, 두 국가의 공동구역에 세워진 평화의 상징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제 기능          중 일부를 크게 자르거나 다른 소재의 일부분을 화면 안으로 끌어들인다.
                  을 잃어버린 채 텅 비어 있다. 손종협은 이 건축물 안에서 빛, 선, 면으로 환원되는 조형       평소 작업에 영감을 주는 것은 무엇인가.
                  성과 미적인 구성을 발견한다. 또한 기존의 건축 구조를 재해석하여 기하학적인 형태            새로운 경험도 중요하지만 이미 받았던 영감을 잘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현
                  로 새롭게 조명한다. 상업사진과 예술사진의 경계를 넘나들며 자신의 생각과 의도를             재 작업에서 중심을 잡아주는 영화가 한 편 있다. 몇 년 전 우연히 본 이후 지금까지도
                  이미지에 관철시키는 그에게 몇 가지 질문을 던졌다.                             생생하게 기억에 남아있는 <애프터 웨딩(After the Wedding)>이다. ‘부족한’, ‘미완성
                                                                           된’, ‘우연의’, 이 세 가지 영화 속 키워드가 군더더기 없이 뼈대만 남기고자 하는 현재
                  건축을 다룬 이 작업은 새로운 시도로 보인다. 어떤 계기로 <Part>시리즈를 시작했나?        작업 방향과 잘 맞아 떨어진다.
                  러시아 구성주의부터 바우하우스까지 미술과 건축에 대해 오래 전부터 관심을 갖고 있            뉴욕에서 활동 중이다. 현재 어떤 사진을 찍고 있나.
                  었다. 사진을 시작한 이후로는 기능주의로의 복귀와 거친 조형을 주장하는 브루탈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물건들을 재해석하는 <스틸 라이프> 작업을 하고 있다. 일상
                  즘(brutalism) 건축 쪽으로 관심이 이어졌다. 이 작업은 기존에 갖고 있던 개인적인 관     의 물건을 다루면서 드는 생각은 ‘특별한 소재는 따로 없다’는 것이다. 나에게는 흔하
                  심을 반영한 첫 작업이다.                                           디흔한 대상이지만 누군가에게는 특별할 수 있다. 그래서 물건들에 ‘손때 묻은’, ‘사연
                  수많은 건축물 중 찬디가르에 위치한 르 코르뷔지에의 건축을 택한 이유가 있나?              이 있는’ 것 같은 상황을 설정해 촬영한다. 주관적인 시각으로 대상을 바라보게 만드는
                  특별한 스토리나 사건보다는 건축이 가진 구성적인 측면에 주목하는 편이다. 직사각             것이다. 상업사진도 그와 마찬가지로 가방, 신발, 화장품 등 피사체를 마치 내가 사용
                  형 프레임 안에서 카메라로 표현할 수 있는 빛, 선, 면을 조형적으로 다루고자 했다. 특        하는 물건인 것처럼 바라보며 찍는다. 현재 개인작업과 함께 현재 미국 <allure>, <New
                  히 르 코르뷔지에의 건축에서 콘크리트의 질감과 함께 빛과 그림자가 만들어내는 명             york Times>, <Instyle>, <WWD>잡지를 비롯해 패션브랜드인 ‘Tory Burch’와도 함께
                  암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구성주의 표현을 강조하는 것을 목표로 작업했다.                일하고 있다.
                  다시 말해 건축을 소재로 조형성을 드러내는 작업이라고 이해해도 될까.                   앞으로 어떤 사진을 찍고 싶은가.
                  그렇다. 많은 사람들이 르 코르뷔지에의 건축은 조형성보다는 기능적인 측면이 강조             물건과 건물들을 소재로 한 구성주의 사진(topographic images)을 지금보다 더 발전
                  된다고 알고 있다. 하지만 내가 직접 본 느낌은 달랐다. 물론 개인적인 생각이고 관점          시키고 싶다.
                  의 차이일 수도 있지만, 이 건축들은 조형성이 강조된 건물처럼 보였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또 관점에 따라 ‘아름다움’과 ‘기능’의 의미가 달라지듯 점, 선, 면의 관점으로 바
                  라본 르 코르뷔지에의 이 건축물은 충분히 조형적으로 보였다.
                  사진을 보면 명암의 대비와 콘크리트의 질감 표현이 명료하다. 촬영 시 강조하는 부분
                  이 있나?
                  대상의 사실적인 느낌, 그리고 불규칙하게 들어오는 빛에 의해 만들어지는 우연적인
                                                                           손종협 정물, 건축, 풍경사진을 통한 구성주의적(topographic) 이미지를 추구한다. 현재 뉴욕에서 개
                  장면을 찾고 그 순간을 포착하고자 한다. 카메라 테크닉보다는 소재간의 구성에 더 집
                                                                           인작업과 함께 잡지화보 및 광고사진 촬영을 병행하고 있다. 미국 뉴욕 로체스터 대학(Rochester in-
                  중하는 편이다.                                                 stitute of Technology) 사진과를 졸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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