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4 - Dav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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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아웃사이더로  머물게  하는  장애요소로  다가왔다.  무엇보다  내  속에서  일어나는  이러한  논란에
               대해     종지부를       찍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거짓으로       나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아제르바이잔이라는  나라에서  데이빗  최(나의  현지  이름이다)의  신분을  정직하게  설명할  수  있는
               확실한 직업을  가지고 싶었고, 그 직업에  종사하는  모습을 그들에게 직접 보여주고 싶었다.

               실제로  나의  신분이  명확해질수록  현지인들은  나에게  점점  더  신뢰의  눈빛을  보내왔고,  나  또한
               그들에게  거짓말을  해야  하는  부담에서  자유로워지면서  훨씬  더  부드러운  대화를  이끌어갈  수
               있었다.  현지인에게  거짓말을  하면서  전도하는  것보다  직업을  통해  먼저  자신의  신분을  확실하게
               한 뒤 그들과 교제하는 것이 낫다는 것을 몸으로 체험할  수  있었다.
               이  체험에  확신이  생기자,부름  받은  선교지에서  신분을  명확하게  만들어가는  것도  선교사가
               정착을  위해  해결해야  할  소명  중  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선교지에서  세상적인  직업을
               가진다고  해서  내  영을  지배하는  주의  자녀라는  근원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지  않은가!  직업을

               가진  선교사가  되는  것,  그것은  현지에서의  생계와  신분  보장  문제를  해결할  뿐,  달라지는  것은
               없다.  실제  경험으로  비추어볼  때,  신분이  확정되기  전보다  확정된  후에  더  많은  인간관계를
               만들었고,  더  많은  일들을  해낼  수  있었다.  그것도  정직하게.  신분이  확정되기  전에는  신분이
               노출될  것에  대한  두려움과  불안감  때문에  사람들을  만나는  게  어렵고  두려웠지만,  신분이
               확정된  후에는  누구든  자신  있게  만날  수  있었다.  나  자신과  주님  앞에  부끄러울  일이  없으니,

               당당해지고  담대해졌기 때문이다.
               사업을  시작하고부터는  새로  집을  얻어  이사하여  살아도  오랫동안  한  집에  산다.  그래서  주변
               사람들이  나를  잘  알아본다.  동네  사람들과  만날  때마다  인사를  나누고,  방송이나  신문을  통해서
               자주  나를  보기  때문이다.  우리  팀에는  나와의  연합사역을  위해  들어온  가정들이  있다.  물론,
               그들  또한  같은  질문을  수없이  받았다고  한다.  그럴  때마다  바쿠국립대학교  한국어문학과
               교수라고  하면  현지인들이  눈빛이  달라지며  자기  집에  초청하고  싶다고  한다며  서로  크게  웃은
               적이  있다.  아제르바이잔에서  존경  받는  직업이  세  가지  있는데,교수,  선생,  의사다.  다행스럽게도,

               우리  팀들은  바쿠국립대학교에서  교수요원으로  근무하기  때문에  다른  교수들과  학생들,주변인들,
               집주인  등에게  전혀  의심을  받지  않는다.  오히려‘존경’을  받으며  지낸다.  바로  이  책을  통해  내가
               목놓아  말하고  싶은  첫  번째  메시지가  이것이다.  선교사가  선교지에서  존경을  받는다는  것,
               그것은 바로 ‘영향력’이다.
               아제르바이잔에  한국대사관이  열리고  대사관과  공관의  집기들을  마련할  때의  일이다.  대사관에
               필요한  가구들을  구입해야  하는데,  대사  부인이  망설이고  있는  것이었다.  이유를  물으니  예산이

               오지  않아서  기다려야  한단다.  곧바로  내가  구입해  주겠다며  나섰다.  유명한  수입  가구점을
               운영하는  현지인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필요한  가구들을  정하고  결제를  해야  하는데,  직원들이
               달러로  할  것인지  아제르바이잔  화페  단위인  마나트로  할  것인지를  물었다.  나는  사장을  불러
               외상을 부탁했다.
               “다른  사람한테는  당연히  불가능하고,  대사관  아니라  대사  할아버지가  와도  안  되는데,
               데이빗에게는 얼마든지 외상으로 줄 수 있습니다.“
               신뢰란  이런  것이고,  이것이  바로  영향력이다.  이제는  적어도  나와  우리  팀들에게는  무슨  일을

               하는  사람인지,  무엇을  하러  왔는지를  묻는  현지인들이  없다.  이  나라에서  또  하나의  신분을
               획득했고  인정  받았기  때문이다.  그  새로운  신분  덕분에  주의  사도라는  신분에  관한  한  안정을
               보장  받았기 때문이다.  동시에  영향력도  생겨났기  때문이다.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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