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28 - 하나님이 주신 멍석에서 멋지게 놀아라(최웅섭이야기)증보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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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선교사 파송을 받고 선교지에 들어갈 때, 대형 교회부터 시작해
                                                                                                         사업의 수익금은 누구의 것인가?
            서 약 30개 이상의 교회가 후원을 해주고 있었다. 하지만 내가 비즈

            니스를 하고 있다는 소식을 접한 몇몇 교회들은 나의 사역에 많은                                                          사업이 점점 확장되어 가면서 하나님 계획안에 인도되고 있음에
            불만을 제기하면서 선교비 지원을 중단하였다. 선교사가 선교는 안                                                        한편으로 기뻤지만, 다른 한편으로 마음의 짐도 점점 무겁게 늘어갔

            하고 사업한다는 것이 이유였다. 사업의 당위성과 비자 문제 등을                                                        다. 사업을 통해 얻은 이익은 누구의 것이 되어야 하는지 명확하지

            거론하며 설득해보았지만, 돌아오는 것은 꾸짖음과 비판과 선교비                                                         가 않아서였다. 첫 사업체였던 컴퓨터 학원을 하기 위해서 사무실을

            중단이라는 최악의 대답들이었다.                                                                          구하러 다니는 중, 문득 이런 생각이 났다.
              그런 반응들에 대해, 적어도 나는 ‘보수적’이라고 느꼈다. 선교사                                                       ‘월세를 매달 지불하느니 그 돈이면 사무실을 구할 수 있는 것 아

            는 순교 아니면 추방, 둘 중의 하나밖에 선택할 수 없는 것일까, 최                                                     닌가?’

            소한의 인간적인 삶마저 포기하고 어떻게 하든 오로지 선교만 하라                                                          하지만, 수중에 돈이 없었다. 나만 그렇겠는가! 대부분의 사역자

            는 일면만을 가진 태도가 아닐까, 선교하면서 생활하고 정착하는 데                                                       들이 이러한 고민을 한번쯤 하지 않았을까? 미국의 경우, 파송되는
            필요한 최소한의 책임에 대한 이야기는 없이 삶의 많은 것을 포기하                                                       사역자들이 선교지에서 생활하는 총 기간을 합산해서 교회에서 선

            고 희생하면서 오로지 선교만 하다가 선교지에서 생을 마감하는 것                                                        교비를 목돈으로 보낸다. 그 돈으로 건물을 구입하고 삶의 터전을

            만 기대하는 것일까, 섭섭한 마음이 들었다.                                                                   안정되게 마련하여 사역에만 몰두하는 모습을 보면서 굉장히 합리

              말씀과 기도로 무장해도 모자랄 파송 선교사였지만, 진심으로 외                                                       적이라고 생각하였다. 무엇보다 부러웠다.
            로웠다. 하나님을 등에 업은 자답지 못하다고 욕해도, 나약하다고                                                          나 역시 그 편이 낫다 싶어 후원교회에 선교비를 목돈으로 요청한

            손가락질해도, 사실은 사실이다. 그것이 하나님께서 만드신 ‘인간’                                                       적이 있다. 물론, 나중에 갚겠다는 조건이었다. 그러자 선교회에서 5

            최웅섭 그대로였다. 당시의 나로서는 그저 이해해주기를 기다리며                                                         만 달러를 내 선교비에서 5년 동안 상환하는 조건 하에 보내준 덕

            나의 길을 묵묵히 갈 도리밖에 없었다. 정착이 안 되면 선교에 몰입                                                      분에 사무실용 아파트를 구입할 수 있었다. 구입한 지 1년이 지나자
            할 수 없는 현실이었기 때문이다.                                                                         그 집 가격이 배로 상승했다. 그리하여 집을 팔아 더 나은 사무실용

                                                                                                       아파트를 구입하였다. 이 대목에서 딜레마에 빠지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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