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74 - 하나님이 주신 멍석에서 멋지게 놀아라(최웅섭이야기)증보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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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라를 팔고 싶습니다. 제품은 지속적으로 공급해드릴 수 있습니다.”                                                      개의치 않고 찾아갔다. 이번에도 똑같은 절차를 밟아 그를 만나서는,

              차를 한 모금 마신 나는, 제품의 샘플을 보여주며 보증 기간과 서                                                     HP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제품을 소개했다. 이후에, HP에 전화해서

            비스 문제 등을 이야기했다.                                                                            삼성에도 제품을 소개해주었다고 알려주었다. HP 매니저와 삼성전
              “삼성이나 소니 제품보다 훨씬 성능이 좋고 고장이 적습니다. 당                                                      자 판매자는 서로 잘 아는 사람들이었다. 분명 나에 대한 정보와 제

            신이 직접 써보면 만족할 것입니다.”                                                                       품 정보를 공유하리라 판단하고 경쟁을 붙인 것이다. 나의 계획은

              계약을 권유하자, 매니저가 생각해볼 테니 내일 다시 오라고 했다.                                                     적중했다. 삼성전자 판매자가 HP에 준 가격대로 주문을 하겠다고

              ‘내일이면 드디어 계약이 되겠구나!’                                                                     연락이 와서 1,200대를 계약했고, HP와도 250대의 계약을 맺었다.
              내심 기뻐하며 돌아왔다. 다음날 다시 찾아가 계약서를 내밀자 매                                                      물건을 팔기 위해 찾아가 사정하던 전략을 찾아오도록 하는 전략으

            니저가 하는 말이 예상과 전혀 딴판이었다.                                                                    로 바꾸자 나와 그들과의 역학 관계에 변화가 일어났다. 이제는 내

              “당신을 어떻게 믿고 물건을 구입해오라고 선수금을 줍니까? 당                                                       가 ‘찾아가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필요에 의해 나를 ‘찾아오는’, 그

            신 돈으로 물건을 구입해 제공해주면 판매해서 대금이 회수된 후에                                                        야말로 역전이 이루어진 것이다.
            대금을 지불하겠습니다.”                                                                                비즈니스 초기의 2~3년 동안, 물건을 팔기 위해 목숨을 걸고 찾

              그 방법이 싫으면 돌아가라는 식이었다. 사람을 가지고 노는 것도                                                      아 다녔다. 집에 돌아오면 초주검이 되어서, ‘다시는 하지 말아야지.

            아니고, 어이가 없었다. 계약이 이루어질 것이라 꿈에 부풀어 왔는데                                                      내가 사업하러 여기 온 것이 아니지 않은가!’ 자괴감에 휩싸이기도

            이런 이야기를 듣고 있자니 기가 막힐 지경이었다. 아무리 설득해도                                                       했다. 하지만 자고 일어나면 다시 비즈니스 본성이 살아나 야생마
            방법이 없다는 판단에 일단 물러나기로 했다. 집에 돌아와 곰곰이 생                                                      처럼 달려 나갔다. 그런 시간들 속에서 점차 경험이 쌓여갔고, 경험

            각해 보았다. ‘이렇게까지 하면서 물건을 팔아야 한단 말인가!’                                                        에서 요령과 지혜가 생겨났던 것 같다. 처음에는 그들이 짜놓은 구

              울분이 올라왔지만, 차분히 삭히고 곰곰이 다시 방법을 찾아보았                                                       도 속으로 내가 자꾸 들어가려고 애쓰다가 튕겨 나오는 식이었다면,

            다. 그러자 문득 떠오르는 아이디어 하나가 있었다.                                                               요령과 지혜가 생기면서 내 주변의 사람들과 환경들을 이용해 나만
              ‘HP에 목멜 필요가 있을까! 다른 데도 한 번 찾아 가보자!’                                                      의 판과 구도를 짜나갈 수 있게 되었다. 물론 정직을 기반으로 한 크

              그렇게 찾아간 사람이 삼성전자 제품을 취급하던 이란인 상인이                                                        리스천적 구도였다. 나의 판을 맛본 사람들이 하나둘 늘면서 그들이

            었다. 이란 사람들과는 사업하지 말라는 소리를 들은 적이 있지만,                                                       새로운 사람들을 계속해서 데리고 들어왔다. 이제는 그들과 그들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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