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8 - 하나님이 주신 멍석에서 멋지게 놀아라(최웅섭이야기)증보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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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하기 이전에는 내 문제도 해결하기 어려워 고민의 연속이었                                                        데 너무 힘들다며 전화를 걸어왔다. 아내를 데리고 수도 바쿠에서 차

            다. 하지만 이제는 사정이 바뀌었다. 나를 아는 많은 사람들은 현지                                                      로 3시간 걸려 그 지방 도시로 갔다. 출발하기 전 시장실에 전화하

            인에게 부탁하기보다 나에게 부탁하는 것이 더 빠르고 정확하다는                                                         여 방문하겠다고 미리 약속을 받아 두었다. 묻고 물어 공장에 도착하
            것을 안다. 가는 곳곳마다 나의 인맥이 닿아 있기 때문이다. 관공서,                                                     니 규모가 꽤 큰 사업장이었다. 현지인들 수십 명이 일하고 있었으

            공항, 세관, 경찰서, 세무서, 각종 부처, 국회, 병원, 하다못해 감방에                                                  며, 우즈베키스탄에서 온 고려인 여자가 통역을 하는 방식으로 공장

            면회를 가도 나하고 같이 가고 싶어 한다. 이 모든 것이 비즈니스를                                                      이 운영되고 있었다. 한국 사람이 수도도 아닌 지방에서, 언어도 안

            통해 얻은 내 영향력의 실제적인 모습들이다.                                                                   되고 살기 쉽지 않은 지역에서 이렇게 큰 사업을 하다니, 사업가로
              물론, 그 영향력이 나로 인한 것이 아님을 안다. 크리스천이기 때                                                     서 대단히 도전 받는 느낌이었다. 사무실에서 만나 자초지종을 들어

            문이다. 세상적인 기준으로 봤을 때 ‘이루었다’고 하는 모든 사람들                                                      보니, 힘들어 죽을 지경이란다. 시청, 경찰서, 세무서 등등 하루에도

            의 힘과 영향력은 그들 것이 아니다. 크리스천이라면 가뿐히 동의할                                                       5~6명씩 찾아와 뇌물을 요구하고, 전기세나 수도세, 가스세 등을 꼬

            것이다. 그것은 잠시 우리에게 맡겨진 것이고, 우리는 그것을 잠시                                                       투리로 잡아 괴롭히는 탓에 사업을 제대로 하지 못할 지경이란다.
            지키는 청지기일 뿐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하고, 안다면 인정해야 한                                                         “내가 지금 시장실로 가니까 기다리세요.”

            다. 크리스천은 그래야 한다. 어느 순간, 아제르바이잔에서 부쩍 자                                                        이야기를 듣고 너무 화가 난 나는 당장 시장 비서에게 전화했고,

            라 있는 나의 영향력에 스스로도 깜짝깜짝 놀랄 때가 있다. 그때마                                                       곧바로 출발했다. 감초 공장 사장과 함께 시에 도착하자 시장 비서

            다 크리스천에게 참으로 모진 이 나라 이 땅에서 주님께서 나에게                                                        가 현관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시장을 만나 차를 한 잔 하며 근황을
            이런 영향력을 안겨주신 이유에 대해 생각한다. 그리고 ‘주님은 그                                                       묻고 인사를 나누었다. 그런데 시장이 본론은 이야기하지 않고 다른

            영향력이 어떻게 사용되길 바라시는 것일까’에 대해서도 고민한다.                                                        이야기만 하는 나에게 불안한 기색을 보였다.

            그래야만 사업가이자 동시에 복음 전하는 자로서 걸어가야 할 참된                                                          “왜 그렇게 안절부절 하십니까?”

            길에서 실족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나를 만나러 온 이유가 있을 텐데 말하지 않고 다른 이야기만 하
              우즈베키스탄에서 감초 사업을 한다는 한국 사람이 나를 찾아온                                                        니 불안해서요.”

            적이 있다. 내가 인맥 넓은 사업가라는 소문을 들었다며 앞으로 잘                                                         “제가 오늘 데리고 온 이 분을 혹시 아세요?”

            도와달라는 것이었다. 어느 날 그가 지방에서 감초 공장을 운영하는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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