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7 - 동화로 보는 산수화 2023. 6. 6 – 6. 20 JH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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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바람을 타고 씨앗의 친구들이 찾아왔어요.
씨앗들은 바위틈 여기저기에 내려앉았어요.
강가 금빛 모래흙을 묻힌 씨앗도, 바닷가의 짠 소금기 가득한 흙을 묻힌 씨앗도.......
바람의 실수로 틈이 없는 곳에 내려앉은 씨앗들에게는
바위가 자신의 몸을 갈라 씨앗들이 그곳에서 쉴 수 있게 만들어 주었어요.
주위를 맴돌던 부엉이 한 쌍도 바위의 눈치를 보다 잽싸게 바위틈 속으로 내려앉았어요.
바위는
못 본 척 그들도 다 너그럽게 자신의 틈 속에 품었어요.
틈에서 일찌감치 자리를 잡은 씨앗 하나가 예쁜 꽃으로 태어났어요.
그 꽃은 자신이 애써 틔운 소중한 꽃잎들을 진한 향기에 실려 어디론가 날려 보냈어요.
바위틈 속 씨앗들이 하나, 둘 감추고 있던 비밀스러운 모습들을 조심스럽게 덜어냈어요.
산수 - 틈 145x112cm Oil on canvas 2023
꽃잎 하나가 아이의 손을 잡고 바위가 만든 언덕길을 따라 올라오고 있어요.
차갑게만 보이든 바위는 어느새 아이의 해맑은 웃음소리와 오색빛깔로 물들었어요.
아이는 바위틈 속 포근한 향기를 두 볼 가득 머금고 산의 품에서 살포시 안겨 잠이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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