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 - 동화로 보는 산수화 2023. 6. 6 – 6. 20 JH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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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위가 말했어요.
산수 - 틈 145x112cm Oil on canvas 2023
당당하던 씨앗이 고개를 숙이며 힘없이 작은 소리로 말했어요.
“응......”
(씨앗이 고개를 숙이며 말한 이유는 사실 씨앗은 며칠째 뿌리를 내릴 땅을 찾았지만
경치 좋은 곳은 이미 다른 친구들이 뿌리를 내려 씨앗이 뿌리내리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거든요.
혹시 못생긴 바위에게 마저도 퇴짜를 맞을까 두려워서였어요.)
“응....... 손톱만큼 작은 틈.......”
“그렇지만 내게는 흙이라는 게 없는걸?....... ”
허락할 듯 바위가 말했어요.
“흙은 내게 그다지 중요하지는 않아........ 그 어떤 그늘진 곳도 좁은 틈도 난 괜찮아.”
씨앗은 바위가 허락할 것 같아 몸을 낮추고 흥분하며 말했어요.
“내가 너의 틈에 뿌리를 내려도 괜찮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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