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6 - 전시가이드 2022년 11월 이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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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보는 전시
45x45x50cm
2022. 11. 2 - 11. 17 장은선갤러리 (T.02-730-3533, 운니동)
달항아리 선미(禪味)를 찾던 수련생 시절
連波 신현철 초대전 초등학생 시절, 선생님으로부터 “옛날 청자에 물을 담아두면 썩지 않는다”는 이야
기를 처음 들었다. 신기하다고 생각했다. 대학에 입학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런
옛날 도자기를 처음 만났다. 대구에서 열린 한 고미술품 전시회장에서였다. 주최
측의 배려로 그날 고려백자에 살짝 입술을 대보고는 큰 충격을 받았다. 그렇게 부
글 : 장은선 갤러리 제공
드럽고 따뜻할 수가 없었다. 앞으로 자신이 평생 매진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깨달
았다. 이후 신현철은 윤광조 선생을 찾아가 본격적으로 도자를 공부하기 시작했
다. 만 1년 동안 새벽부터 밤까지 흙을 밟고 꼬박을 민 후에야 물레에 앉을 수 있었
신현철, “보석을 만드는 손” 다. 이후 2년을 더 도자 수업에 매달렸다. 윤광조 선생은 월요일마다 새로운 작품
연파(連波) 신현철(申鉉哲)은 한국의 차인들에게 흔히 “보석을 만드는 손”으로 불 을 보여주며 이를 따라하게 했는데, 한 번도 그 작품이 만들어지는 과정 전체를 직
린다. 여러 종류의 다구(茶具)와 달항아리를 비롯하여 그가 만든 작품들은 확실히 접 보여주지는 않으셨다. 혼자 분석하고 연구하고 깨우치도록 했던 것이다. 그러
누구나 쉽게 흉내낼 수 없는 ‘아주 특별한 물건(物件)들’임에 틀림없다. 면서 자정까지 『육조단경』 등 불조(佛祖)에 관한 책들을 많이 읽게 하셨다. 그가 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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