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4 - 이헌국 조형예술 55년전 한전아트센터 2025. 9. 18 – 9.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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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상 너머의 질문,
시간 속에 새긴 존재의 흔적
안녕하십니까. 국회의원 이헌승입니다.
초가을의 문턱에서 이렇게 따뜻하고 밀도 있는 예술의 자리에 함께할 수 있어 진심으로 기쁘게 생각합니다.
흙과 불의 대화 속에서 존재의 본질을 묻고 시대를 응시해 온 조형 예술가, 이헌국 교수님의 전시를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반세기가 넘는 시간 동안 교수님의 창작의 고통과 기쁨을 곁에서 지켜본 가족이자 동생으로서, 형님의 오랜 여정은 저에게 늘 깊
은 감동과 경외심을 안겨주었습니다. 그 여정은 단순한 기술의 축적이 아닌, 우리 사회가 미처 보지 못했던 감각과 질문을 꺼내
어 예술로 구현해 온 치열한 사유의 과정이었습니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110년의 시간여행」은 단지 과거를 회고하는 작품이 아닌, 지나온 시간과 아직 오지 않은 시간을 연결하
며 새로운 감각의 지형을 여는 예술적 선언이라 생각합니다.
60년 전의 도편과 50년 전의 기물을 바탕으로 화성의 외계 생명 거주지를 상상하며 만들어진 이번 작품 속에는 도예라는 경계
를 넘어선 조형적 실험과 인간의 온기를 향한 따뜻한 예술적 응시가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교수님의 오랜 작업을 곁에서 지켜본 사람으로서, 그간의 여정이 결코 쉬운 길이 아니었음을 알고 있습니다. 흙을 다듬는 손끝에
서, 가마 앞에 서 있는 눈빛에서, 예술가로서 자신을 얼마나 절박하게 갈고 닦아 왔는지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길을 묵
묵히 걸어온 모습은 오늘날 예술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합니다.
자신만의 틀을 만들기 위해 기존의 틀을 깨는 용기와 일반적으로 쉽게 떠올릴 수 없는 질문을 던지고, 그 답을 손으로 빚어내는
집요한 열정은 그의 작업 전반에 스며 있습니다.
이번 전시를 통해 많은 분께서 지금도 끊임없이 자신을 갱신하며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진정한 예술가의 태도를 느끼시리라 믿
습니다.
또, 이 전시가 우리 모두의 삶에 온기를 더하는 계기가 되길 바라며, 작품 속에 담긴 시간의 층위와 정서의 깊이가 오늘 이 자리를
찾은 여러분 한 사람 한 사람 가슴 속에 따뜻하게 각인되기를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자신만의 언어로 세상과 소통해 온 그 여정에 아우로서 마음 깊이 존경과 사랑을 보내며, 앞으로도 자유롭고 뜨겁게,
예술의 길을 계속 걸어주시길 바랍니다.
진심을 담아, 축하의 마음을 전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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