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광채
책이며 노트 스케치북
연필과 펜 그리고 지우게
아무렇게나 널 부러진 테이블 위에
찻잔이 하나 놓여있고
안경을 내려쓰고 꾸벅꾸벅 졸고 있다
어쩌면 그렇게도 야만스럽고도 자연스러우냐
옆엔 아직 마르지 않은 캔버스
밑그림에선 물감냄새 특유의 테레빈향이
휘저어 다니면서 바이올린 선율을 타고
깊은 밤으로 내몰고 있다
힘을 잃은 책과 붓 그리고 흐느적이는 음악
안경은 시선을 잃어 고개는 떨구었고
캔버스에선 신비한 푸른 광채만
피어오르고 있다
ignoramus 48x48cm Oil on canvas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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