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7 - 2021년 01월호 전시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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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시스-색채의 향연6,  53×45cm, oil on canvas








            한편 문혜경의 회화에서 우리는 신인상주의(新印象主義)의 점묘법(點描法)과        계를 바탕으로 한 뚜렷한 사계절과 그에 따른 의식주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해
            유사한 속성을 발견하게 된다. 이 점묘법이란 점 또는 거기에 가까운 아주 세      우리 민족의 색채의식이 형성되어 왔다. 한국 고유의 색으로 우리는 오방색을
            밀한 터치(touch)로서 묘사하는 회화기법을 말한다. 팔레트에서 물감을 혼합     들 수 있는데, 이 오방색은 여러 조형요소와 마찬가지로 시각적인 조형예술에
            하여 원하는 색을 만들어 캔바스에 칠하는 대신, 순수한 색의 점들을 서로 겹      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음양(陰陽)이라는 것은 우주 생성 원리의 근본이
            치거나 촘촘하게 찍어 그리는 화법이다. 이렇게 그린 그림을 어느 정도 떨어       며 모든 생존 질서의 관념이다. 음양은 두 가지 원초적 세력이 우주를 지배하
            져서 보면 원색의 점 대신에 색들이 서로 융합되어 “병치혼합”으로 나타나게       는데, 이들의 작용을 보면 음은 어둡고 수동적이며 양은 밝고 능동적인 속성
            된다. 그러나 팔레트에서 혼합한 물감의 채도가 떨어지는데 비해 캔바스에서        을 갖는다. 음양이 살아 움직이는 큰 원리라면 오행은 음양을 표현하는 방법
            혼합된 물감의 채도는 떨어지지 않는다. 이것이 바로 신인상주의의 과학적 태       이자 진행하는 질서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음양오행에 따른 전통색을 담은 문
            도이다. 또한 이것은 인상주의 화가들이 즐겨 사용하던 분색의 이론을 신인상       혜경의 회화는 단순히 색의 이미지적인 성격을 벗어나 의미중심적인 관념성
            주의자들이 발전시켜 세상에 널리 알려지게 된다. 그리고 문혜경은 그녀의 회       이 주를 이룬다. 우리 고유의 오방색을 화폭에 담는 문혜경의 제작 태도야말로
            화에서 그 영향인 채색된 색점으로 계승, 발전시킨다.                   우리 고유의 문화를 이어가는 그녀의 위대성이랄 수 있겠다.

            또한 문혜경의 색점은 우리 한국의 오방색을 연상시킨다. 우리민족은 다른 나
            라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색채의식을 갖고 있다. 음양오행의 사상 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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