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2 - 2021년 01월호 전시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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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보는 전시






























        Coexistence-Odyssey, 30×30cm. MixedMedia. 2019. ⓒADAGP  컴퍼지션1, 91×91cm, MixedMedia, 2017, ⓒADAGP












                              2020. 12. 9 – 12. 15 갤러리아트프라자 (T.02-543-5751, 용산)











         해양생명체가 이룬 환각의 풍경                               정 생명체를 환영적으로 만나게 해주는 매개다. 캔버스 표면이나 사물, 여러
                                                        오브제의 피부에 붙어있는 따개비의 더미는 바닷가에서 만나는 흔한 장면을
        오건용 개인전                                         재연해주고 동시에 현실 속에 또 다른 장소, 환경을 순간적으로 펼쳐 낸다. 오
                                                        랜 시간의 경과를 거느린 피부의 질감 위로 화석과도 같은 따개비들이 무리지
                                                        어 부착된 이 같은 작업은 보다 극적인 눈속임, 실감나는 재현술을 보여 주는
        글 : 박영택 (경기대교수, 미술평론가)                          한편 현실적이면서도 사뭇 초현실적인 이미지를 불러낸다.

                                                        바닷가가 고향이자 그곳에서 줄곧 살아온 작가는 자기 삶의 반경에서 가장 흔
                                                        하게 접하는 따개비를 흥미롭게 보았던 것 같다. 무리지어 자라고 악착같이 붙
        따개비란 딱딱한 석회질의 껍데기로 덮여 있는 원뿔 모양의 절지동물을 말한        어서 바닥면과 일체가 되는 존재에서 인간 군상의 다양한 삶의 모습을 보기도
        다. 흡사 작은 산이 빼곡히 융기되어 있는 풍경을 조감의 시선으로 보는 듯한      하고 강인한 생명력과 적응력 등도 떠올렸다고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따개
        착각을 주기도 한다. 물속의 플랑크톤을 잡아먹고 하는 산(山)자 모양의 이 따     비가 보여주는 그 회화적이면서도 조각적인 맛, 그리고 오브제와 함께 밀착되
        개비는 바닷가 바위에서 가장 흔하게 접하는 동물이다. 시멘트 선(腺)에서 나      어 있는 따개비의 여러 모습 등에서 매력적인 작업의 단서를 발견했다는 생각
        오는 분비물로 자신의 몸을 물체에 부착시킨다고 한다. 오건용의 작업은 바로       이다. 바위나 바닷가에 자리한 여러 사물들의 피부를 버섯처럼 기생해서 마냥
        물체의 피부에 들러붙어 있는 따개비를 다시 보여준다. 얼핏 봐서는 실제 따개      증식해나가는 다양한 장면이 작가에게는 무한한 영감을 제공해주고 있다. 따
        비들이 부착된 장면인 듯 하지만 실은 입체로 만들고 회화적 처리를 해서 만든      개비 외에도 작가는 다양한 해양 생명체에 대한 관심이 유난해 보인다. 거북
        의사따개비, 수공으로 이루어진 따개비다. 따개비를 지시하는 인공물이자 특        이, 자라를 손수 키우고 작은 산호들을 수집하는가 하면 고래 피규어 등도 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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