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2 - 전시가이드 2022년 08월호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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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연 컬럼
남경민 작가
초대받은 그곳에서 마주한 기억의 편린들
글 : 이주연 (경인교육대학교 교수)
재클린의 백악관 다이닝룸_97×130.5㎝_oil on linen_2021
최근 개최된 작가의 개인전 「스타의 방 그리고 화가의 작업실」(2022.6.15.- 들로 옮겨가면서 여기에 서사를 더해 본인의 개인적인 스토리 전개를 강하게
7.12./이화익 갤러리)에서 받은 느낌은 흥겨울 정도로 밝고 맑다는 것이었다. 강조하고 있는 점이 다르다고 할 수 있다.
또 다른 점은 기존의 구성이 상대적으로 간결했다면 이번에는 다양한 오브
제들로 시각적 볼거리를 제공하여 더 두드러진 스토리로 화려해졌다는 것 창문과 거울을 통한 공간의 확장은 이번 전시에서도 여전히 발견되는데, 거
이었다. 최신작에 속하는 ‘화가 N의 밤 풍경을 거닐다’(194×390㎝/oil on 울을 통해 보이는 반대편의 공간은 마네(Édouard Manet/1832-1883/프랑
linen/2018-2022)는 실내에 머물던 공간이 밖으로까지 확장되어 있는데, 실 스)의 ‘폴리 베르제르의 술집’(1882), 얀 반 에이크(Jan van Eyck/1930-1441/
내에 부속된 오브제들로 화면을 채우고 있어 실내외간 구분을 모호하게 만든 벨기에)의 ‘아르놀피니 부부의 초상’(1434), 벨라스케스(Diego Rodríguez de
다. 작가는 기존에도 ‘느릿하게 걷는’, ‘거닐다’, ‘걸어가다’라는 단어를 즐겨 사 Silva y Velázquez/1599-1660/스페인)의 ‘시녀들’(1656)에서 볼 수 있는 거울
용해왔는데, 이는 작품 감상에 있어서도 반드시 ‘천천히 음미해야’ 함을 은연 이미지를 직·간접적으로 연상시킨다. 특별히 바라보는 이를 배제시키고 처리
중에 내비치고 있는 것만 같다. 대형 작업인 만큼 캔버스별로 잘 연결되다가 하는 거울을 통한 뒤틀린 공간의 표현은 리얼리티와 픽션을 함께 담을 수 있
간혹 연결이 끊어지는 부분이 발견되기도 하는데, 각 캔버스가 지닌 독자성 는 거울의 장점을 십분 활용한 대가들에 대한 작가의 오마주라고 할 수 있다.
때문에 모든 구성들이 캔버스별로 반드시 연결될 필요는 없으며 이보다 더 중 ‘재클린의 백악관 다이닝 룸’의 거울에 비친 제목과 작가의 성명은 반사 복제
요한 것을 간과하지 말라고 타이르는 듯 그 부분에서는 작가의 위트가 느껴지 이미지가 아니라 곧바로 읽을 수 있게 하여 관객에 대한 배려를 엿볼 수 있다.
기도 한다. 확실히 이번에는 스토리가 있는 오브제들로 풍성하게 꾸며졌다는 작품 속 거울을 통해 작품의 뒷면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시녀들’과 맥을 같이
것으로, 작품의 중점이 그간 중요시되던 짜임새 있는 공간의 구성에서 오브제 하는데, 동시에 ‘벨라스케스 작업실-피카소와 마주하다’도 ‘시녀들’과 연결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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