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7 - 전시가이드 2022년 08월호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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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뤼셀 IFA 전시장에서 신귀례 작가 50호 대표작 2점의 심사장면 ⓒADAGP
관적 해석’ 면에서 매우 난해하다는 특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때문에 서로간에 ‘교감’이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그녀는 <미술과 예술>에 대
해 개념적으로 접근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작업할 때 순간 느낌에 따라 변화
참고로 ‘빌리 차일디시’는 화가, 시인, 소설가 그리고 펑크 뮤지션까지 다양한 하고 ‘자연’속에 답이 있다고 확신하기 때문이다.
분야를 오가며 활동 중이다. 그는 상업적이고 난해한 <yBa 계열> 작가들의
작업이나 개념미술을 비판하고 회화적 본질로의 회귀를 주장한다. 이로 인해, 결론적으로, 필자 또한 신귀례 작가와 마찬가지로 오랫동안 ‘전통적 관습’에
한때 연인이었던 Tracy Emin과 헤어진다. 1999년에는 동료 화가 찰스 톰슨 의해 여러모로 제약을 받아왔던 ≪AIAM국제앙드레말로협회≫ 회원 작가들
과 함께 구상미술을 장려하고자 국제적인 미술운동 <스터키즘(Stuckism)> 을 대상으로 ‘자유로운 해방구’ 차원에서 ‘브랜드 인지도’ 및 ‘시장 경쟁력’을 확
을 시작해 주목 받았다. 여기서, ‘빌리 차일디시’나 신귀례 작가처럼 주로 ‘자연 보해 주기 위해,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중에 세계 최초로 “EU의 수도”인 브뤼
과 인간’ 혹은 ‘피조물’ 사이의 조화 및 역학관계를 주제로 다루는 작품세계는 셀에 <조형미술 지식재산 플랫폼>이 구축된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때
이러한 현대미술의 ‘구조적 함정’에서 완벽히 벗어나 있다. 그래서인지, 보는 마침 ‘안성맞춤’ 격으로 ≪IFA 프랑스 예술·문화원 미술관≫의 개관 기념전에
이들로 하여금 편안함과 자유를 만끽하게 해준다. 특히 신귀례 작가의 다양한 서, 신귀례 작가는 자신만의 고유 스킬이 묻어있는 작품들을 스승과 함께 나
작품들 가운데, 『고독의 음률』과 『기다림』시리즈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서 란히 선보일 기회를 얻었다. ≪AIAM국제앙드레말로협회≫의 ‘후원자 기능’은
정적 ability>가 내재되어 있다는 점에서 단연 압권이다. 마치 ‘빌리 차일디시’ 여기까지다. 기회는 주어졌으니 이제부터 ‘도전의 몫’은 오로지 작가의 열정과
의 2019년작 『Midnight Sun』이나 『Trees and Sky』등에서 발산되는 ‘몽환적 의지에 달려있다. 앙드레 말로는 “미래는 과거의 내 행위로 인해 귀결된 현재
인 분위기’를 연상시켜 주지 않는가. 의 모습” 이라는 명언을 남겼다. 궁극적으로 내가 처했던 과거의 환경이 미래
를 결정짓는 것이 아니라, 운명의 주체인 “나 자신”이 설정한 궤도에 따라 미
신귀례 작가와 ‘빌리 차일디시’ 사이에는 공통점이 또 하나 있다. 자신이 사는 래를 바꿀 수 있다는 의미이다. ‘무한 경쟁시대’라는 혼돈 속에 갇혀 허우적거
곳이나 가족과 함께 떠난 여행지의 <기록 사진>을 참고해 그림을 그린다. 다 리다 보면, 혹자는 누군가의 현재가 영원히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착각의 악
시 말하자면, 일부러 ‘특정한 분위기’를 무대 연출하듯이 꾸미지 않는다는 의 순환에 빠져 자신의 잣대로 함부로 남을 평가하려 들기 십상이다. 아무쪼록 <
미이다. 이는 “회화는 나에게 자연스러운 일이고, 나의 본성을 가장 완벽하게 프런티어 정신>이라는 ‘공통 코드’를 통해 대중과 교감하는 Billy Childish처
표출하는 방법’이라고 선언한 ‘빌리 차일디시’의 작품 철학과 일치한다. 마찬 럼 【ADAGP 글로벌 저작권자】의 일원으로써, 신귀례 작가가 변화무쌍한 ≪글
가지로, 신귀례 작가 역시 살아있는 것들을 자신만의 기법으로 옮기는 과정에 로벌조형미술생태계≫의 험난한 여정 속에서나마 그녀에게 허용된 ‘파이 조
서 희열을 만끽하지 않을지. 어쩌면, 음악을 연주하는 것처럼 그림을 그리는 각’을 반드시 쟁취하기를 바라는 동시에, 이에 걸 맞는 수준의 <브랜드 경쟁력
모습에서 예술은 하나로 통하며, 그 예술은 ‘나’와 ‘자연’에 근원을 두고 있기 >을 갖춰나가기를 진정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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