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7 - 전시가이드2021년 0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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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보는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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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 4. 1 – 4. 14 아트스페이스퀄리아 (T.02-379-4648, 평창동)






            정일영 개인전                                         명력을 주장하며 일렁인다. 하여 그의 작품 속의 대상들은 모두 균등하고 동
                                                            일한 활력을 지니게 된다.
            글 : 아트스페이스 퀄리아 제공
                                                            정일영 작가는 가장 전통적인 주제 중 하나인 ‘풍경’을 다루지만 그 ‘풍경’을 그
                                                            대로 재현하지는 않는다. 많은 사람들이 그의 회화 속 색면으로 이루어진 붓
                                                            질을 보고 인상파와 떠올릴지도 모른다. 그러나 ‘시시각각 변하는 빛과 시간
            정일영 작가의 작품 안에서 풍경은 구체적인 형태나 형상보다는 굵은 붓질과        을 기록함으로써 눈에 보이는 세계의 객관적인 재현을 도모’했다는 인상파에
            짧은 터치로 이루어진 화면의 움직임이 두드러지게 보여진다. 그의 작품의 가       대한 미술사의 정의를 상기한다면, 작가는 정반대의 접근을 취한다고 할 수 있
            장 큰 특징이라 할 수 있는 움직임과 흔들림은 선을 긋지 않고, 점을 찍는 듯     다. 빛과 같은 변화에 대한 관심보다 자신의 눈에 보이는 형태를 끊임없이 거
            보이는 굵은 붓질의 반복에서 온다고 할 수 있다. 선이 없이 붓질로 그리려는      부하면서 그 대상의 내면으로 들어가고자 애쓰기 때문에 객관적인 재현을 도
            것은 대상의 표면에 매물되지 않으려는 작가의 의도로 작가는 대상의 이런 살       모하는 인상파와는 다르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연유로 작가에게 있어 그리
            아있음을 표현하기 위해 실제 대상보다 채도를 한 단계 올려서 사용하기도 한       려는 대상과 풍경을 한참씩 들여다보는 행위는 ‘보다’라기보다 ‘생각하다’라는
            다. 채도가 올라간 작품은 전체적으로 밝아지며, 화면 속 붓질의 흔적들은 생      동사와 더 밀접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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