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 - 하영준 展 2023. 6. 7 – 6. 13 갤러리라메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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림이 감각적으로 흔들린다. 가장 근원적인 그 붓질, 선은 무척 골법적이다.
골법이란 형체의 기본형 및 그 형체 안에 갖추고 있는 감정을 뜻한다. 그
런데 형체의 근원이자 형체를 지탱하는 것은 결국 기(氣)다. 이 붓질은 소
나무나 매화, 난, 장미 등의 형태를 암시하는 듯 하면서도 무엇보다도 붓질
이고 기의 표출이자 흔적이 된다. 붓질이란 다름 아닌 작가의 신체적 행위
의 기록인 셈이다. 붓을 통해 자기 자신의 신체의 굴곡과 이동, 움직임, 호
흡, 떨림 같은 것들을 보여주는 것이다. 작가는 수묵화의 뼈대인 필을 통해
수묵의 정신을 육화해내는 조형적 실험을 전개하고 있으며 모필과 먹으로
이룬 조형적 과정을 펼쳐낸다. 그러니 하영준이 추구하는 문인화란 결국
자연물을 빌어 내면의 정신세계를 표상하거나 생기를 드러내는 일에 해당
한다. 이른바 문기에서 나오는 추상을 시도하고자 하는 것이다.
龍松 Ⅴ 34x34cm 화선지에 수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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