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3 - 2022년 02월 전시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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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es of time-2010, 71.0×71.0cm, Mixed media on canvas. 2020
권의철 화백의 작업은 ‘단색화(Dansaekhwa)’로 분류된다. 서구의 미니멀리 의 작업에는 공통적으로 나타난다고 볼 수 있다. 특히 권의철의 작업에서 나
즘을 토대로 형성된 한국의 단색화는 1930년대에 출생한 작가들의 전기 단색 타나는 문자의 반복은 전기의 정신성과 후기의 실험성을 동시에 보여주고 있
화, 1950-60년대 출생한 작가들의 후기 단색화로 구분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다. (김진엽 미술평론가의 글중)
전기 단색화가들이 서양화의 양식에 한국 고유의 정신성을 담는 ‘결합’을 모
색하였다면, 후기의 단색화가들은 재료나 방식, 양식면에 있어서 조금 더 자 화면(畫面)에 공존하는 그들 중엔 물기가 마르면서 풀어졌던 것들이 건조되
유로운 형태를 모색하였다. 그렇기 때문에 단색화는 ‘단색조’라는 색조의 의 면서 무정형으로 응집된 마티에르를 드러내기도 한다. 때문에 주목해야 할
미를 넘어 한국현대미술의 독특한 양상으로 전개되었다. 권의철의 작업은 후 것은 재료물성들의 특성을 가장 자연스러운 상태로 훼손하지 않고 살린다
기 단색화로 구분할 수 있는데 왜냐하면 작가가 추구하는 조형성이 후기의 단 는 점이다. 여기에 화백은 먹과 붓의 운용을 비롯한 그만의 여러 도구와 방
색화의 흐름과 유사한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조형적 방식의 모색에서 그러한 식으로 비석이나 비문 등 다양한 역사물과 실재하지 않는 의상세계(意想世
부분이 엿보이는데 정확하게 이야기 하자면 전기와 후기 단색화의 양상의 그 界)를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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