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물에 이름을 새길 수 없습니다.
김필곤(열린교회 담임 목사, 기독시인)
아무리
깊이 새겨도
흐르는 물은 머물지 않고
손끝이
애써 그린 이름도
물결 따라 사라집니다.
바람이
지나간 자리처럼
흔적 없이 흩어지고
강물 위에
떠 있는 달빛조차
잠시 머물 뿐입니다.
물은 길을 만들지만
자신의 모양을 남기지 않고
늘 새롭게 흐르고
강물 위에
아무리 새긴 이름보다
애달프게 붙잡아도 가슴에 새긴 이름이 오래 남고
시간처럼 흘러갑니다.
세월 지날수록
때 묻지 않은
사랑으로 새겨진 이름이 오래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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