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4 - 샘가 2025. 5-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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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물에 이름을 새길 수 없습니다.

                                               김필곤(열린교회 담임 목사, 기독시인)

               아무리
               깊이 새겨도
               흐르는 물은 머물지 않고

               손끝이
               애써 그린 이름도
               물결 따라 사라집니다.

               바람이
               지나간 자리처럼
               흔적 없이 흩어지고

               강물 위에
               떠 있는 달빛조차
               잠시 머물 뿐입니다.

               물은 길을 만들지만
               자신의 모양을 남기지 않고
               늘 새롭게 흐르고
                                            강물 위에
               아무리                          새긴 이름보다
               애달프게 붙잡아도                    가슴에 새긴 이름이 오래 남고
               시간처럼 흘러갑니다.
                                            세월 지날수록
                                            때 묻지 않은
                                            사랑으로 새겨진 이름이 오래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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