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90 - 샘가 2023년 11-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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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가 5분 QT
양 같은 우리가 구해야 하는 것
염찬주 성도(성동교회)
레위기를 묵상하며 이스라엘 백성을 통해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여러 마
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죄와 허물로부터 정결케 하고 하나님의 백성
으로 삼고 싶어 하시는 간절함, 올바로 섬기는 방법을 일일이 알려주시
는 세심함뿐만 아니라 현실적인 삶까지 책임져주시는 지혜로움과 자비
하심, 그리고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구약의 제사가 마침내 완성되었음
을 깨닫게 하시려는 경이로운 치밀함 이었습니다. 하나님의 이러한 복
합적인 모습을 깨달음으로서 결국 우리 스스로가 하나님을 더욱 경외하
고 순종 할 수 있게 되는 것 같았습니다.
소제를 포함한 제사의 규례를 왜 이토록 세세히 알려주시고, 제물에는
누룩을 넣지 않아 거룩해질 것과 여호와 앞에 향기로운 냄새가 되게 하
라고 거듭 강조하시는 걸까? 이사야 53장 6절 "우리는 다 양 같아서 그
릇 행하여 각기 제 길로 갔거늘 여호와께서는 우리 모두의 죄악을 그에
게 담당시키셨도다" 말씀이 와 닿았습니다. 양은 벼랑 끝도 모른 채 자
기 바로 앞에 것만 쫓아 갈 정도로 실제로 시력이 매우 나쁘고, '순한 양
처럼'이란 비유와 달리 고집이 세고 제멋대로라고 합니다. 애굽의 노예
로 삶의 올바른 지표 없이 오랜 시간을 살아왔을 이스라엘 민족을 하나
님의 기준과 방식으로 살게 하기 위해 인내와 간절함으로 세세히 알려
주신 것입니다.
그렇다면 현대사회 우리에게는 어떤 의미일까? 심지어 이런 제사 규례
는 시대적으로 적용하기도 어렵다는 생각 때문에 와 닿지 않기도 했습
니다. 히브리서 7장 27절 "그는 저 대제사장들이 먼저 자기 죄를 위하고
다음에 백성의 죄를 위하여 날마다 제사 드리는 것과 같이 할 필요가 없
으니 이는 그가 단번에 자기를 드려 이루셨음이라"와 같이 3500년 전 이
스라엘 민족과 다를 바 없는 양 같은 우리가 수많은 구약 제사를 드리지
않는 것은 시대가 변해서가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가 '단번에' 자기를 화
목제물로 드렸기 때문이고 감사를 느꼈습니다. 또한 고린도전서 5장 7
절 "너희는 누룩 없는 자인데 새 덩어리가 되기 위하여 묵은 누룩을 내버
리라 우리의 유월절 양 곧 그리스도께서 희생되셨느니라"처럼 죄의 권
세를 이기신 그리스도의 희생이 있기 때문에 부풀려지고 주변에 쉽게 번
질 수 있는 누룩과 같은 죄를 버림이 마땅하고 가능하다고 용기를 주는
것 같습니다. 실제로 누룩을 넣지 않음으로 제사장의 소득이 부패하는
것을 막고 상하지 않게 하기 위한 하나님의 배려도 있지 않았을까란 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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