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6 - 전시가이드 2024년 9월 이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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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가이드 쉼터


        비움


        글 : 장소영 (수필가)

















































        가끔 ‘쓰레기 집’에 관한 기사를 접할 때가 있다. 방안, 거실 등 집안을 꽉 채   과거 대가족에서 핵가족이 됐고, 이제는 1,2인 가구가 대세다. 금리 인상, 집값
        우고도 모자라 집밖까지 넘치는 각종 물건들과 함께 일상을 살아가는 모습         상승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작은 공간의 효율을 극대화 시키는 공간배치가 중
        을 취재한 것이다. 일명 ‘저장 강박증’이라고 부른다. 어떤 물건이든지 사용      요해졌다. 독창성과 개성을 표현하고, 사생활에 대한 독립적 경향이 강해지며
        여부와 관계없이 계속 저장하고 그렇게 하지 않으면 불편한 감정을 느끼는         실용성을 중시하는 경향이 짙어진 것이다.
        증상이란다.
                                                        물자가 부족했던 시기를 거쳐야 했던 과거엔 알뜰살뜰 살림을 장만하여 채
        코로나를 거치면서 집에서 머무는 시간이 길어졌고, 자연스레 집 자체에도 관       우는 재미로 살아오신 분들이 많으시다. 그러나 물질이 넘쳐나는 요즘은 오
        심이 높아졌다. 그래서일까. 정리정돈이 국내 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      히려 과잉 소비와 소유욕으로, 수많은 물건과 생각들로 외려 복잡한 삶을 살
        는 하나의 문화이자 취미가 되었다. 최소한의 물품을 제외하고 절제하며 최소       고 있어 보인다.
        한의 물건만으로 행복과 만족을 얻는다는 라이프 스타일인 미니멀리즘이다.
        오죽하면 정리정돈가를 초빙해 유명 연예인의 집과 일반인의 집을 정리하          흔히 추억의 물건이라는 이유로, 언젠가는 쓰일 거란 기대로, 이래저래 망설
        는 프로그램이 인기일까. 전문가의 손길로 정리 전후의 과정을 보여준다. 타       이며 한켠에 쌓아둔다. 인간의 욕망은 비움보다는 채움을 더 선호하기 때문이
        인의 손에 맡겨서라도 스스로를 고찰할 공간을 갖고 싶어 하는 의뢰인의 마        다. 쉽게 내려놓지 못하는 물욕이 앞선다. 더 갖고 싶고 더 채우고 싶어 한다.
        음에 방점을 찍는다. 그렇게 비움이 있어야 질서가 바로 선다는 가르침을 넌       그리고 필요에 의해 물건을 갖지만 그 물건 때문에 마음을 쓰게 된다. 많이 소
        지시 건넨다.                                         유하고 있다는 것은 많이 얽매여있다는 것이리라. 그럼에도 쉽사리 내려놓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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