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1 - 권숙자 개인전 2025. 10. 1 – 11. 15 권숙자안젤리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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밝고 화려하며 명랑한 분위기로 꾸며지고 있는 것이다. 거기에서 우리는 평화로운 세계가 주는 메시지를 읽을 수 있다.

                 비록 비현실적인 색채 이미지이지만 보는 사람은 그 같은 점을 문제시 삼지 않는다. 오히려 환상적인 분위기에 사로잡힐 수 있
                 다는 사실이 즐겁기만하다. 그의 작품을 보면서 현실적인 여러가지 어려움으로부터 잠시 벗어날 수 있다는 사실을 중시하는 것
                 이다. 그의 작품은 구성적인 면에서도 간결하다. 작품의 메세지는 대부분 평화이고 거기에 등장하는 소재들도 대개는 한정되어
                 있다. 꽃, 새, 사슴, 악기, 인물, 까치, 나무 등 자연의 아름다움과 평화를 상징하는 것들이다.


                 이들 소재가 서로 어우러지면서 소박하면서도 선명한 이미지 및 내용을 엮어내고 있다.
                 작품의 주제 또는 내용은 자연에 대한 찬미와 그 자신의 개인적인 신앙생활의 체험이 결부되고 있다. 물론 일상적인 삶에 대한
                 인상 또한 내용속에 담긴다.

                 그는 캔버스라는 평면조건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하다가 릴리프(Relief), 즉 부조화(不調和)를 착안하게 되었다. 베니어
                 판이라든가 우드락, 또는 빨래판, 창살 등의 오브제를 이용하여 음각陰刻 또는 양각陽刻 형태의 부조에 가까운 작업을 하고 있
                 다. 이러한 작업은 명함기법에 의한 일루전(illusion)보다 실제감이란 면에서 한층 강열한 이미지를 준다. 평면으로부터 돋아나
                 오거나 꺼져들어가는 공간의 변화는 실제적인 공간감과 평면의 중간적인 성격을 지닌다. 그런 의미에서 소재에 따라서는 입체
                 적인 형태의 직접적인 제시에 가까운 느낌을 전한다.


                 일련의 부조화(浮彫畵)라는 표현기법에 스스로 매료되고 있는 그의 입장으로 보아 재료에 따라 좀더 다양하게 변화해 갈 것으
                 로 보인다. 어쩌면 소재 및 내용에서도 자연에 대한 관심에 머물지 않고 그 자신의 현실적인 삶, 즉 일상사와 관련된 이야기로
                 시야를 넓히는 것도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사람과 꿈과 평화에 대한 관심은 당분간 그의 작품세계를 이끌어가는 주제
                 의식으로 자리잡고 있을 것이다.






























                                                                        평화 나누기 - 절망의 강(River of Despair)  126.0x45.5cm  19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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