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1 - 전시가이드 2023년 07월 이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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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r
                                                                전시  보도자료는  crart1004@hanmail.net  문의 010-6313-2747 (이문자 편집장)
                                                                전시
                                                                   보도
                                                                           t1004@hanmail.ne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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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6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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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란만장 전, 가변 설치, 폴리에스테르, 2019                                주후식 作







                                  2023. 7. 20 – 8. 1 아트스페이스퀄리아(T.379-4648, 평창동)






             헬로우! 멍멍멍                                       조각적 매스 위에 그리기를 펼친 것만 을 놓고 볼 때, 그림을 그리는 감각이 대
                                                            단히 발달한 것으로 보인다. 조각이 있어 그림이 살고, 그림이 있어 조각 또한
            김원근, 주후식 전                                      산다. 조각적 모델링(더구나 대형 작업)에 강렬한 색상과 유머러스한디테일
                                                            의 그림 감각이 곁들여진 점은 의미가 있다. 크로스오버의 전범이 될 만한 이
                                                            러한 성취는 앞으로 공공미술 전반에 걸쳐 두고두고 회자될 것으로 보인다..
            글 : 아트스페이스퀄리아
                                                            주후식의 작업은 사실적 표현으로 만든 개들이 마치 살아있는 듯 생생하게 저
                                                            마다의 포즈와 표정을 지어보이는 견종들로 그 첫인상은 귀엽고 깜찍하고 예
            인상과 어울리지 않는 장미꽃 다발을 안고 있는 건달을 모델로 한 조각이 처       쁘다. 이런 인상이며 반응 자체는 자연스럽다. 그러나 곰곰이 생각해보면 반
            음 선보였을 때, 그 낯설고 어울리지 않는 이미지에 다들 당혹 스러워했다. 그     드시 자연스러운 것만도 아니다. 귀엽고 깜찍하고 예쁘다는 것은 인간의 일
            러면서도 하나 같이 웃음을 참기 힘들어 한다. 오히려 외모와는 달리 나름 순      방적인 인상이며 반응 일 수 있다. 개를 매개로 한 내 작업의 관심은 바로 이렇
            수한 내면을 지니고 있는 순정남의 짝사랑에 연민까지 느껴진다. 그러고 보        듯 인간의 일방적인 인상이며 반응에 있고, 그 일방적인 인상이며 반응이 혹
            니 작가의 이러한 표현이 유들유들한 나쁜(?) 사내들과는 다른 순정남의 스       소외시키고 있을지도 모를 개의 입장을 주지시키는 데 있고, 그렇게 왜곡된
            토리, 그 순정과 진심이 여심을 감동시켜 결혼 으로까지 골인하는 그렇고 그       일방채널을 상호작용이 가능한 소통채널로 회복시키는 데 있다. 외관상 개를
            런 통속 드라마의 스토리를 들려주고 있을 수도 있다. 물론 작가 자신이 모       소재로 한 것이지만, 사실은 개를 통해서 인간을 이야기하고, 인간의 삶을 이
            델일 수 있지만, 우리 모두가 지니고 있는 편견대로만 세상이 돌아가지 않는       야기하고, 사회를 이야기하고, 존재를 이야기하고 싶은 것이다. 개로 대리되
            현실일 수도 있다.                                      는 인간과의 진정한 관계에 대해서, 그래서 종래에는 인간 자신에 대해서 얘
                                                            기하고 싶은 것이다. 나아가 휴머니즘과 인간성의 비판이며 작품으로 제작된
            김원근 작가가 자주 등장시킨 여성 앞에서 조바심 내는 순정남모습과는 달리        견종의 눈은 없지만 안경으로 눈을 대신하는 형상으로 전환하여 견종이 착용
            정글 같은 사각의 링에 내몰린 복서의 모습에서는 좀 다른 각도에서 우리의        한 안경을 통해 소통의 의미를 표현한 것이다.
            사회심리학적 현실을 패러디하고 있다. 복싱 글러브를 끼고 누가 봐도 힘 깨
            나 쓰게 생긴 쌈꾼의 모습이지만, 실상은 여기 저기 상처투성이 모습이며, 약      동물의 눈에 비친 인간세계를 풍자한 조지 오월의 (동물농장)과도 통한다. 개
            간은 겁에 질린 듯한 눈빛이 애처롭다. 강해 보이려고 온몸에 문신을 했지만       를 소재로 한 현대판 우화 정도로 보면 되겠다. 외관상 귀엽고 예뻐 보이는 개
            정작 눈빛은 그게 아니다. 약자에게 가혹한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한 보호색        들을 통해서 그 인상이며 반응, 그 입장이며 태도의 이면에 가려진 인간의 이
            을 띠고는 있지만 역시 세상은 무섭다. 이것이 오늘은 사는 우리의 자화상이       기심과 욕망을 개의 외형에 인간의 눈동자를 그려넣는 방식으로 폭로하고 풍
            아닐까 싶다. 처음엔 키득거렸지만 점점 생각이 거듭되면서 블랙코미디 같은        자하는 역설적 표현으로 생각하면 될 것이다.
            현실에 웃음기가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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