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6 - 문득(聞得)_마음을 그릴 때 꼭 들어야 할 작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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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 영 주












                                  나의 바람 my wish


                                  그날은 나도 어쩔 수가 없었다.
                                  깊숙이 숨겨두었던 비장의 무기를 기어이 꺼내 쓰고야 말았다.


                                  ‘이 가면만큼은 쓸 일이 없겠지’, 하면서 만들었던 가면이다.

                                  호랑이 가면을 쓴 나는 용맹스러웠을 것이고 무서웠을 거다.
                                  아마도......

                                  그냥 그랬길 바랐다.


                                  한바탕 난리법석을 부린 나는 가면을 벗을 기운도 없었다.
                                  그냥 그대로 뻗어버렸다.

                                  어디선가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과 향긋한 꽃향기가 나를 위로해 주었다.
                                  나의 바람은 바람을 타고 또다시 날아갈 준비를 한다.
                                  또 다른 가면을 만들고 있을 누군가를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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