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8 - 문득(聞得)_마음을 그릴 때 꼭 들어야 할 작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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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영 인
편집증과 문제없음
나에게는 편집증이 있다. 바로 숫자 편집증이다.
예를 들어 차를 진하게 마시고 싶을 때 숫자 4가 싫어서 3개만 넣어서 마신다.
이러한 편집증은 20살 초반부터 시작되었던 것 같다.
설명을 하자면 나는 숫자 4, 6, 9, 11, 13, 등등을 기피한다.
왜 이런 숫자들을 내가 싫어하는지는 아직도 잘 모르겠다.
또 합쳐지는 숫자 3+1=4 이런 식으로도 합쳐지는 숫자들이 불편하다.
내가 좋아하고 항상 생각하는 좋아하는 숫자도 있다.
1, 2, 3, 5, 7, 8, 10, 이러한 숫자는 내가 좋아하고 추구하는 숫자이다.
내가 이렇게 숫자에 민감하고 편집증이 있는 것은 가족들도 모르고 있다.
문자를 보낼 때도 문자를 1개 보내고 2개 보내고 3개 보내고
4개를 보내야 되는 상황이면 나는 숫자 4가 싫어서 문자를 안보내거나
문자 2번을 더 보낸다.(숫자 5개 되기 때문에)
이러한 숫자 편집증은 내가 살아가는 동안 나를 예민하게 만드는 것 같다.
하지만 내가 기분이 매우 좋거나 즐거우면 숫자 편집증이 약해진다.
반대로 내가 기분이 안 좋으면 숫자 편집증이 높아진다.
독자들은 이러한 편집증도 있다는 것을 신기하고 이상해 보일 수도 있지만
나도 원인을 모르기 때문에 설명을 조리 있게 못 하겠다.
한 가지 해결책은 내가 기분이 좋으면 편집증이 약해지기 때문에
기분을 좋게 만드는 방법을 알아야겠다.
하지만 난 기분이 좋아지는 방법을 잘 모르고 있다.
항상 기분이 그저 그렇다. 그렇지만 기분이 나쁜 것도 아니다.
나는 편집증이 높아지면 머릿 속으로 “문제없음.. 문제없음... 문제없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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