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3 - 전시가이드 2024년 11월 이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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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보도자료는 crart1004@hanmail.net 문의 010-6313-2747 (이문자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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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의 울림, 162.2x130cm, Acrylic on cavas, 2010~2023
글 : 신항섭(미술평론가)
신현국은 1960년대부터 1980년대 후반까지 비구상작업으로 작가적인 현이 아니라, 내안에 존재하는 추 억의 단편들이 비구상적인 이미지로 현
입지 를 다졌다. 1960년대라면 대학졸업 직후인데, 당시 한국화단에는 현하는 식이었다. 그와 같은 비구상적 인 이미지는 의식의 창에 비친 비
추상미술이 고개를 들기 시작하던 때였다. 화가로서의 첫걸음을 시작하 현실적인 존재의 그림자인 것이다. 현실에 근거하면서도 그 실체를 명료
는 단계에서, 당시 로서는 전위미술이라고 할 수 있는 비구상 세계에 뛰 하게 드러내지 않는 가운데 거기로부터 발원하 는 불명확한 존재성이야
어들었다는 것은 진취적 이고 창의적인 의식의 소유자가 아니고는 안 될 말로 그의 비구상 세계가 추구하는 이상경이었다.
일이다. 비구상 작품으로만 10여회에 이르는 개인전 경력이 말해주듯이
실험적이며 창의적인 작가로서 의 면모를 살피는데 어려움이 없다. 다 비록 형태는 보이지 않을지언정 그로부터는 서정적인 분위기 느껴질 정
시 말해 시대를 앞서 가는 작가로서의 의식세계를 그대로 보여주었다. 도였 다. 구체적인 형상이 존재하지 않는 미묘한 시각적인 이미지는 서
정시와 마 주하고 있는 듯싶은 감정을 유도한다. 손에 잡힐 듯이 잡히지
당시의 비구상 작업은 그 자신의 체험적인 삶과 깊은 연관성을 가진다. 않는 모호함이 지배하는 비구상의 세계는 그로부터 유추되는 어떤 종
시골 에서 태어나 농업고등학교를 다녔다는 사실에서 알 수 있듯이, 자연 류의 상상도 수용하게 마련이다. 그의 미적 감수성이 어디에서 비롯되
과 고향 풍정은 예술가로서 성장할 수 있는 비옥한 정서적인 토양이었다. 는 것인지를 추측케 하는 부 분이다. 그것은 다름 아닌 고향풍경이고, 고
바꾸어 말해 예술가적인 의식 및 감정은 다름 아닌 대자연에 뿌리를 두고 향의 정서이다.
있다. 비록 구체적인 형상이 드러나지 않는 비구상작업일 경우에도 막연
한 것이 아니라, 어떤 식으로든지 고향과 관련한 그 자신의 체험적인 삶 이렇듯이 초기의 비구상작업을 통해 익힌 조형감각은 구상으로 전환한
과 연관성을 가진다. 가령 당시 작업 가운데 비록 구체적인 형태가 드러 이후 에도 작품세계 전반을 지배하게 된다. 계룡산 자락에 화실을 마련한
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마당이나 사립문 등 고향풍경을 연상시키는 이 이후 그 의 작품세계는 보다 현실적인 감각을 수용하게 된다. 머리에 치
미지가 존재했다. 이로써 알 수 있듯이 무의식의 세계 또는 우연적인 표 받치는 장중한 계룡산의 위용을 보면서 그 품안에 존재한다는 사실에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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