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4 - 전시가이드 2024년 11월 이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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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다란 위안을 느끼게 된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시골에서 태어나 성 철학이다. 그 자신이 보고 느끼는 실체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통해 자연
장하면서 자연에 대한 실질 적인 체험 및 이해를 통해 그 정서를 온몸으 을 관 찰하고 응시하며 관조하는 방식으로 미의식의 깊이와 외연을 넓히
로 받아들인 것이다. 이를 토대로 양육된 그의 미적 감수성은 필시 그 언 게 된 것 이다. 이와 같은 의식의 심화과정을 거치면서 그는 작품에 보이
저리에 머물게 되어있다. 는 것 그 이상 의 공간을 확보할 수 있었다. 계룡산을 대상으로 하는 일련
의 작품들 대다수 는 구체적인 형상을 포기한다. 이처럼 형체를 명확히
추상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는 상황에서도 거기에 기울지 않고 비구상적 구분하기 어려운 모호 한 표현으로 일관할 수 있었던 것은 내면적인 공간
인 이 미지로 일관할 수 있었던 것도 일상적으로 산과 마주하고 있었기에 확장에 더 큰 의미를 부 여했기 때문이다.
가능한 일이 아니었을까. 자연미라는 하나의 단어로 함축되는 고향풍경
및 그 정서 야말로 그의 작품세계 전반을 관통하는 미의식의 뿌리인 셈 그의 작품에 대한 이해 및 공감은 시각적인 접근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이다. 그의 내면 에 각인된 자연, 고향풍정, 고향의 정서는 어느 순간 어떤 어느 면에서 시각적인 이해로는 단지 모호한 산의 이미지만을 볼 수 있을
상황에서도 미의식 에 영향을 미치게 되어 있다. 계룡산을 대상으로 하는 뿐, 산의 이미지에 귀속된 생명체의 존재를 간과하기 십상이다. 그의 작
작품 전반에 흐르는 정서는 이에 연원한다. 업은 눈에 보 이는 실체에 대한 검증이나 찬미가 아니다. 그가 일상적으
로 보고 느끼는 산 에 대한 미적 감흥조차도 절제되거나 안으로 응축시킬
여기에다 한 가지 더 덧붙인다면 사색과 사유라는 방식으로 나타나는 따름이다. 그가 제시 하는 흐릿하거나 명확치 않은 산의 이미지에서는 시
경험 각적인 즐거움을 얻기가 쉽지 않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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