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5 - 미동재정 2025. 10. 21 – 10. 25 홍익대학교 홍문관 10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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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우고 스미는 시간 162x112.1cm 장지에 수간채색, 먹 2025
김 정 연 ㅣ KIM JUNG YEON, MAGGIE
꽃잎이 떨어져 흙으로 돌아갈 때, 그 속의 생명 에너지는 담장의 벽틈 사이에 내려앉습니다. 미세한 입자
들은 담장의 재료 속으로 침투하여 시간의 흔적을 새깁니다. 꽃이 살아 있을 때 담장 위로 드리웠던 짙은
향기와 색채의 기억은, 이제 눈에 보이지 않는 방식으로 담장의 벽면에 영원히 깃듭니다. 꽃의 존재는 잠
시였지만, 그 사그라짐은 담장에 깊이와 역사를 부여합니다. 그것은 한때 그 아래에서 뜨겁게 피어났던 생
명의 시간을 기억하고 간직하는 따뜻한 기록물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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