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 - 미동재정 2025. 10. 21 – 10. 25 홍익대학교 홍문관 10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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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  사






                                                 ‘微動在靜’展을 축하합니다




                                 ‘미세한 움직임에 깃든 고요함’이든 ‘고요함 속에서 느껴지는 미세한 움직임’의 이미지이든,
                                 이런 감각적 이미지의 표상화는 오랫동안 동아시아 예술이 구축해 온 독특한 창작의 유산
                                 입니다. 그래서인지 전시 주제가 상기시키듯이 동아시아 고유의 미학적 특성에 기초하고
                                 현재적인 창작의 실마리를 탐구하는 것이 이번 전시의 목표로 읽힙니다.

                                 무엇보다도 창작에서 고요함과 역동적 움직임의 조화를 강조하는 동아시아의 예술은 화가
                                 의 순수 심상과 물상의 생명성이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는 요구를 담고 있습니다. 그리고 화
                                 가는 사물 현상이 열어주는 ‘고요함’과 ‘움직임’이 표상하는 감각적 이미지를 탐색해야 한다
                                 는 요구이기도 합니다. 이렇게 완성된 작품은 누구에게나 ‘지극한 아름다움 속에서 지극한
                                 즐거움[至美至樂]’의 감동을 전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전시에 출품한 작가마다 각자의 삶의 여정이나 추구하는 가치의 다름이 말해주듯이 출품작
                                 모두는 예술창작이라는 궁극적 목표를 지향하지만, 감각적 색채가 다른 각자의 고유한 매
                                 력을 담아내고 있습니다. ‘고요한’ 분위기를 강조하거나 ‘역동적’인 이미지를 추구하든, 물상
                                 의 현상에 주목하거나 내면의 심상을 창작의 주요 가치로 여기든. 아니면 화려한 색조를 강
                                 조하거나 담담함을 지향하든, 각기 다른 시도가 모여서 서로 다른 삶의 모습을 진솔하고 조
                                 심스럽게 펼쳐내고 있습니다.


                                 다름의 감성과 각자의 회상과 상상이 빚어내는 내재적 심상 이미지들이 쌓이고 펼쳐져서
                                 만들어낸 색다른 형상들의 조화로운 집합은 이번 전시를 ‘조화롭지만 서로 다름[和而不同]’
                                 을 구현하는 펼침의 장이라 부르고자 합니다.






                                                                                         2025년 10월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원 동양화과 교수  임 태 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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