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4 - 쌍교동 우아한 작당전21. 11. 11 - 11. 19 갤러리호자
P. 14
더딘 발자국
박 마 리
긴 터널을 지나서 나오면 그 빛이 더 강하게 비추는 것처럼 극도의 지침과 고통이 지나고 나니 어느 순간 잔잔함과 평화가 오기
도 하고 사고의 순간도 아찔함이 지나니 평탄해지기도 하는 것처럼 목원동에서의 삶은 하나의 선으로 방향성을 이야기하기엔 어
려움이 있다.
하나의 작품을 진행하면서 본질에 대해 거리를 두고 바라보게 된다. 한지의 반복적인 행위로 또 다른 질감과 구조를 엿보는 시간
이 무언가 되어져 가는 모습이었다. 무의미한 듯한 반복적인 과정은 또 다른 두께를 형성한다.
나의 삶의 과정처럼.
여러 색상의 겹침과 수많은 주물림으로 또 다른 사물이 되어졌다.
한 장 두 장.
한 걸음 두 걸음.
삶을 대하는 모습의 단편인 것 같다.
목원동에서의 더딘 한 발자국을 내디디며 또 다른 나를 찾아서...
박마리 ㅣ 연 25x20cm 패널, 혼합재료 2021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