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 - 샘가 2025. 11-12
P. 8
샘가로 향하는 이들에게
예수 그리스도 그 진면목 앞에 서다.
A.D. 33년 팔레스타인.
당시 그곳에 살던 사람은 인류 역사상 최고의 축복을 받을 기회를 만났습니다. 모
든 인류 중에서 그러한 기회를 잡은 사람은 어느 시대, 어느 지역을 막론하고 없었습
니다. 이 땅에 오셨던 성자 하나님을 만날 기회였습니다. 신이고 싶었던 여러 사람
이 자신을 신이라 부르게 하던 시대, 신이거나 최소한 신의 아들이라고 주장하던 시
대였습니다. 하지만 이 땅에 오셨던 진짜 신은 자신을 신이라 부르지도, 자신이 신인
것을 증명하려 하지도 않았습니다. 도리어 스스로를 사람의 아들 인자로 부르며 자
신이 사람이라는 사실을 애써 증명하려 하셨던 예수 그리스도십니다. 이 땅에 오셨
던 예수님 그분은 어떤 분이셨을까?
엉뚱하고 발칙한 상상을 해 봅니다. B.C. 2000년 경 팔레스타인 헤브론 인근에 상
수리나무 숲으로 유명한 마므레에도 여호와 하나님이 나타나셨습니다. 소돔과 고모
라를 심판하러 두 천사와 함께 가시던 길이었습니다(창 18:1-2). 때마침 거기에 천
막을 치고 살던 아브라함이 그들을 봅니다. 아마 하나님께서 일부러 아브라함의 눈
에 띄게 지나시는 것 같은 냄새가 물씬 나는 장면입니다. 아브라함은 일행을 장막으
로 청해서 접대를 합니다. 물론 처음에는 길을 가는 고결한 신분의 여행객 정로로 알
았을 것입니다. 어찌되었건 이 때 하나님 역시 어엿한 한 사람으로 아브라함을 마주
대하셨고, 식사도 하셨습니다.
바람이 섞인 저의 상상은 다음부터입니다. ‘이 때 아브라함이 보던 하나님의 얼굴
은 A.D. 33년에 팔레스타인을 거니셨던 예수님과 같은 얼굴이었을까?’ 그러면 재미
있겠다. 그러면 좋겠다는 상상입니다. 나름의 근거도 있습니다. 변화산에서 모세와
엘리야가 예수님과 만나 대화하던 장면입니다. 함께 갔던 제자들은 모세와 엘리야
를 어떻게 알아보았을까요? 사진이나 초상화 하나 없이 그들을 알아본 게 신기한 대
목입니다. 그들이 나누었던 대화로 알았을까요? 예수님이 소개해주시고 서로 인사
라도 했을까요? 시대상으로는 서로 접촉이 없었던 모세, 엘리야, 예수님은 이미 서
로를 알고 있습니다. 물론 우리와는 전혀 다른 개념인 천국에서 다 아는 관계였을 것
입니다. 여기서 등장인물은 아니지만 아브라함도 이들 모두와 알고 있을 것 같습니
다. 그렇다면 마므레에서 만난 인간의 몸을 입은 하나님은 예수님 같은 얼굴이었을
것이고, 서로 아는 얼굴이라 천국에서 다시 만났을 때에 더 반가웠을 것 같습니다.
물론 밑도 끝도 없는 혼자만의 즐거운 상상입니다.
별안간 예수님 얼굴 이야기를 드리는 이유가 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 그 분의 진
면목에 대한 궁금증 때문입니다. 그분은 어떤 분이실까? 분명한 것은 우리가 지난
호까지 묵상한 누가복음에서 만난 모습, 사복음서에 그리는 예수님은 예수님의 진
면목은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우리를 사랑하셔서, 우리와 함께 하시려고, 낮아져도
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