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6 - 전시가이드 2021년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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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Trace 014, 100F, Acrylic on canvas













                                                        새로움을 부른다.” 작가의 자기 독백과 같은 말은 80살에 이름을 바꾸고 아티
        생동하는 추상, 진정성 어린 작품의 귀환                          스트로 살겠다는 새로운 삶의 의지를 보여준다. 작품을 다시 시작할 때의 다
                                                        짐에서도 이를 느낄 수 있다. “잡상인들하고는 섞이지 않겠다. 아무리 외롭더
        이우섭 작가는 액자를 쓰지 않는다. 작품의 두께만큼 벽면에서 떼어낸 작품        라도, 상대하지 않겠다. 나 스스로도 아주 못된 것 같다. 나는 인사말 주례사
        구조를 연구해서 실제 작품의 자유로운 디스플레이를 유동성 있게 조절한다.        처럼 쓰는 어려운 그림은 싫다. 편안하게 그린 그림이 좋다. 그림은 필링이다.
        건축과 출신에 인테리어 회사를 운영한 탓에 작품의 안과 밖을 자유롭게 운        무릎을 탁 치며 ‘아 좋네!!’를 연발하게 하는 그림, 보는 것은 보이는 대로 느끼
        영한 까닭이다. 초기 그림들은 면과 구획이 있는 단순화 작품들이었다. 복잡       면 되는 것 아닌가.”
        한 스토리텔링을 피하고 개념화된 붓질을 통해 시끌벅적한 삶의 가운데에서
        도 가장 단순화된 과정을 보여주고자 한 것이다. 단순함을 추구하면서도 지        작가는 선생한테 배운 그림보다 자기 직관으로 그린 아이다운 그림을 좋아한
        우고 생략하며 흔적을 얹어낸 작업들은 있는 그대로를 쭉 펼쳐놓은 듯 깊은        다. 그리는 동기에 대한 순수, 그렇게 시작된 드립핑 추상에는 그래선지 순수
        잔상을 남긴다.                                        한 미감이 살아 숨 쉰다. 수긍이 될 때까지 지우는 작업, 캔버스 안에 여러 그
                                                        림들이 묻혀있는 까닭은 대중들이 봤을 때 분명한 의견을 제시할 때까지 그
        “눈을 감으면 그림이 잘 보이는데, 눈을 뜨면 그림이 어렵다. 잠을 자는 도중     려내기 때문이다. 보편적 아름다움에 대한 요구는 분명하다. 베토벤의 운명
        에도 삶의 모든 시간 중에도 작품 생각이 난다. 24시간 감각으로 그린다. 작     이 설명과 가사가 없음에도 감동을 주는 것처럼, 인문학적인 필터링보다 다
        품 안에 빠져드는 물아일체의 시간들, 결국 인간은 태어나는 것은 죽기 위한       양한 순수한 감성과 예술언어로 획득한 아름다움이 이우섭의 회화가 주는 진
        것이다. 반면 죽는다는 것은 영원히 살기 위한 것이다. 모든 것은 발상의 전환     정성이 아닐까 한다.
        이 아닐까. 얼음이 녹으면 물이 되는 시각은 당연하지만, 봄이 온다는 발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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