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은
김필곤(열린교회 담임 목사, 기독시인)
강은
산을 넘지 않고
낮은 길을 찾아 길을 내며
바위가
막아도 멈추지 않고
돌 틈을 비집고 흐르고
오로지
아래로 흘러
낮은 곳에서 반짝입니다.
강은
늘 바다로 향하지만
서두르지 않고
물이
많아도 우쭐하여
끝없이 위로 오르지 않으며
흐르는 세월만큼
쉼 없이 흐르고
흐른 만큼 깊어집니다.
강은
낮아져 가뭄에도
생명을 품고
자신을
버리고 강둑에
몸 모양을 맡기며
낮은 곳으로
흘러 흘러
마침내 바다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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