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6 - 2019년09월전시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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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와의 대화



































        여주미술관 가는 길                                      여주미술관 박해룡 관장




                                                        인생에서 가장 기쁘고 보람된 것은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할 때가 아닌가 한
                         삶에 물들이기                        다. 중학교 시절부터 박해룡 관장의 그림 실력을 알아봐 준 교사의 미술대학
                                                        권유에도 불구하고 미술하는 사람들은 환쟁이라고 하며 먹고살기 힘든 직업
               자연은 도시와 다른 숨을 쉰다                         이라고 생각했으며 그 당시 유명한 화가인데도 간판을 그리면서 먹고 사는 열
               다른 호흡은 가슴을 바꾼다                           악한 생활을 보며 박해룡 관장은 화가가 꿈이었던 것을 접고 약대를 진학해
               다른 호흡으로 눈을 뜨게 한 것이 풍경이다                  직장생활을 하였고, 고려제약까지 설립하여 사업에도 성공의 신화를 이루었
               풍경은 항상 숨을 쉬는데,                           지만 그림에 대한 애정은 늘 그의 가슴속에 남아 있었다. 제약회사에 들어가
               거칠거나 미세하거나 그 숨이 바람이다                     서도 미술에 대한 꿈을 버리지 못하고 많은 전시장을 찾아다니며 전시를 관람
               그래서 자주 가는 경계가 바람의 언덕이다                   하고, 박봉에도 불구하고 돈만 생기면 그림을 사들였다. 특히 가난한 젊은 작
               그림을 그리려면 거기까지 가야한다                       가들의 그림을 사줌으로써 용기를 북돋아 주었고, 맘에 드는 그림이 있으면
               거기에서 바람의 들판을 질주하는 욕망,                    돈을 아끼지 않고 사 모은 것만 해도 350여 점으로 그것이 박해룡 관장의 취
               깊은 숲속에서 스스로 실종하기                         미요 낙이었던 것이다. 화가가 꿈이었던 그가 그림을 그리는 대신 그림을 사
               정적으로 스며듦                                 모으는 것으로 대신 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불현듯 일탈이 벌어진다                 - 박해룡 -
                                                        사람들을 접하다 보면 남들이 부러워하는 직장도, 권력도, 부도 버리고 자신
                                                        이 하고 싶은 일을 찾아 진로를 바꾸는 경우를 보게 된다. 나이 70이 되면서
                                                        경영에서 손을 떼고 결국 붓을 잡게 된 것이다. 뭐든지 하면 열정을 가지고 한
                                                        다는 박해룡 관장은 팔순을 넘긴 나이이지만 그림을 그릴 땐 최선을 다해 그
                                                        린다. 새벽 4시면 일어나 붓을 들고 3시간씩 작업을 하고 주말에는 10시간씩
         다시 찾은 인생의 전환점                                  작업에 임했다. 그렇게 그림을 시작하면서 스스로 기법을 터득하며 색채, 물
                                                        감, 기교 등을 알아갔다. 그가 그림을 시작하면서 지도교사를 두지 않았던 것
                                                        도, 비록 오랜 걸릴지라도 자신만의 독특한 기법으로 그림을 터득하고 싶었
        화가     박해룡           여주미술관 관장                   기 때문이다.

                                                        재능은 타고 나는 것인가? 그렇게 열정으로 그린 그림이 350여 점이 되었다.
        글 : 이문자(전시가이드 편집장)
                                                        총 700여 점의 그림들을 회사 창고에 보관해 놓았고 서로 그림이 뒤섞여 좋은
                                                        그림이 어디에 놓여있는지도 모르고 지내다 보니 맘이 불편하고 안타까운 마
                                                        음이 들어 정리를 해야 되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여주에 있는 땅에 미술관을
                                                        건립해서, 이렇게 좋은 그림들을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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