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4 - 김소연 작가 작품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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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ttles, 90×90cm, Oil on canvas









            칼리지에서  두 번째 학기의 유화 시간, Roger교수님께서 갖가지 모양과 색깔의 빈병들을 잔뜩 가지고 들어 오셨다. 햇빛이 쨍
            하게 비치는 창가 옆 테이블 위에 거울을 놓고 그 위에 병들을 배치하셨다. 그 순간, 병들의 황홀한 빛의 잔치에 눈이 부셨다. 마
            치 사탕가게 진열장 앞에 선 아이처럼. 그리곤 깨달았다. 사물의 색이 자기 본연의 색 뿐만 아니라 빛에 따라 여러 가지 색을 띈
            다는 걸 교수님께서 실체로 보여주고 싶으셨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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