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6 - 전시가이드 2023년 05월 이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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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보는 전시









































                pigeons and icecream, 91x72cm, 2015






                                2023. 5. 17 – 6. 2 장은선갤러리T.02-730-3533, 운니동)







         남다른 기술 및 감각 이면에 은거하는 심미 표현                     인물의 내면을 파고드는 그림과 마주하면 풍경이나 정물과는 다른 많은 이야
                                                        기가 담겨 있음을 깨닫게 된다. 그림을 감상하는 방식에 따라 인물이 지닌 내
        손미량 작품전                                         면세계, 또는 그림에 담긴 의미와 내용을 탐색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손미량의 그림이 그러하다. 아이와 가족이라는 제재를 통해 일상적인 단편
                                                        을 캔버스에 불러들인다. 아이와 가족은 사회를 구성하는 최소한의 단위이
        글 : 신항섭(미술평론가)                                  면서 한 가정의 구심이다. 물론 부모와 형제자매라는 구성도 가정의 한 단위
                                                        이기는 하지만, 아이와 가족이라는 구성은 실질적이며 미래지향적인 단위라
                                                        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다시 말해 아이는 가정을 이루는 단위이면서 미래를
        그림에서 인물은 중요한 소재이자 주제의 하나이다. 세계미술사는 인물의 역        향한 지표가 된다.
        사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만큼 서구의 미술관들을 가득 채우는 그림 대다        그의 그림에서 아이는 가족이라는 단위에서 이탈하는 형태로 표현된다. 홀로
        수가 인물화라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한다. 그런데도 한국에서는 유독 인물화        있는 아이라는 설정은 현실적인 분위기에서는 어딘가 불안감을 주는 요인이
        에의 관심도가 현저히 떨어진다. 이는 소묘를 배제하는 대학교의 미술교육에        다. 그런데도 그의 그림에서 아이는 거의 혼자인 채로 등장한다. 여기에 작가
        근본적인 원인이 있다. 인체소묘를 배우는 일로부터 시작되어야 하건만 한국        적인 의도가 숨겨져 있다. 주변에 아무도 없이 혼자인 아이는 현실적인 상황
        의 미술대학에서 이를 교과목에 넣는 경우는 몇 군데에 지나지 않는다. 미술       이 아니다. 지나간 어느 시점에 붙박이가 된 채로 추억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
        대학에서 인체소묘를 가르치지 않으니, 인물화가 극히 적을뿐더러 일반적인         고 있는 모습이다. 물론 현실적인 상황을 대입시킨다고 해도 자연스럽다. 그
        관심도가 떨어진다. 하지만 단순히 묘사실력만을 보여주는 인물화가 아니라,        렇더라도 그의 그림에서는 여전히 과거의 시간이라는 시제를 붙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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