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8 - 전시가이드 2023년 05월 이북
P. 78
미리보는 전시
강정완_사랑의 뜰 Garden of Love, 130×93.9cm, oil on Canvas, 2006 양태석_행복한 나들이, 72.7x60.6cm, Acrylic on Canvas, 2022
2023. 5. 24 – 5. 30 인사아트프라자갤러리 1,2,3 층 (T.02-736-6347, 인사동)
국전작가협회는 국전을 통해 갈고닦은 관학파적인 미술이라고 할 수 있는
사실주의와 인상주의 그리고 모더니즘 미학을 추종하는 작가들의 모임이다.
국전작가협회 제12회 회원전 적인 상황을 극복함과 동시에 한국미술계를 이끌어온 실질적인 주역으로서
의 존재감 및 자존감을 회복하려는 의지의 표명인 셈이다. 2012년 창립한 국
전작가협회는 1949년부터 1980년까지 한국미술계의 명실상부한 등용문 역
글 :신항섭(미술평론가)
할을 해온 대한민국미술전람회 입상작가들로 구성되었다. 그러다 보니 최연
소 회원이 70대이고 많게는 90대까지 이르는 중진 원로들이다. 이러한 구성
원에서 알 수 있듯이 한국미술을 이끌어온 실질적인 주역이었다. 해방 이후
한국미술계에서 작가로 활동하기 위해서는 유일한 등용문이라고 할 수 있는
대한민국미술전람회, 즉 국전 공모전에 출품하는 일이었다. 여기에서 입상하
최근 10여 년간 한국미술계는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무엇보다도 미술 인 게 되면 작가로서 공인받는 것이나 다름없다. 국전작가협회에 참여하는 중진
구의 급증과 함께 다양한 형태의 아트페어가 속속 열리면서 미술시장 그 저 원로들은 모두 이러한 과정을 거친, 명실상부한 백전노장이다. 따라서 입선
변이 크게 확장되었다. 이러한 변화는 기존 상업화랑 중심으로 미술시장이 작가부터 최고상인 대통령상 수상 작가까지 망라하고 있다. 이처럼 한국미술
움직이던 상황에서는 상상할 수조차 없었던 일이다. 한마디로 상전벽해라고 발전에 초석을 쌓아온 작가들이 다름 아닌 국전작가협회 면면이다. 이들 중
해야 할 정도이다. 미술 견본시장이라고 할 수 있는 아트페어는 대형 전시 공 일부는 대학과 중고등학교에서 미술을 지도하는 교사이자 작가로 활동하면
간에 적게는 수십 개 많으면 수백 개의 부스를 설치하여 다수의 작가 작품을 서 그룹전과 개인전을 통해 실력을 쌓고 작가적인 역량을 구축했다. 그런가
판매한다. 그러다 보니 일반적인 미술애호가의 시선이 집중하게 되고, 작품 하면 일부는 직장생활이나 개인사업을 하면서도 틈틈이 화구를 메고 자연으
의 거래가 손쉽게 이루어진다. 하지만 이처럼 아트페어 중심으로 가는 미술 로 나가 그림을 그렸다. 그러한 노력과 시간이 쌓이면서 한국 미술계는 그 저
시장에서 전통적인 구상미술은 좀처럼 찾아보기 어렵다. 국전작가협회는 이 변을 굳건히 다질 수 있었다. 국전작가협회는 매년 정기적인 협회전을 비롯
러한 미술계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만들어진 중진 원로들의 미술단체이다. 하여 지방 순회전을 개최함으로써 중앙과 지방으로 그 활동 영역을 넓히고 있
중진 원로작가들이 자발적으로 미술 단체를 결성하게 된 것은 미술시장에서 다. 국전작가협회는 국전을 통해 갈고닦은 관학파적인 미술이라고 할 수 있는
외면당하는 전통 회화의 존재감을 회복하기 위한 자구책의 일환이었다. 아무 사실주의와 인상주의 그리고 모더니즘 미학을 추종하는 작가들의 모임이다.
리 세상이 변한다고 할지라도 모든 형태의 회화 장르가 공존해야만 하건만,
전통 회화의 경우 어디에도 설 자리가 없다. 이러한 미술계의 상황에 위기감 국전작가협회 회원 가운데 적지 않은 작가는, 해방 이전에 열린 조선미술전
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중진 원로들의 미술 단체 결성은 절체절명의 현실 람회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했던 서양화 1세대로부터 그림을 배웠다. 따라서
76
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