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2 - 전시가이드 2021년 11월호 이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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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마크 로스코 103×162, 판화



        터의 영향 속에서 모은 오랜 아트컬렉션과 후원작가들, 청년신진작가들을 위        컬렉터의 초이스, 문화로 좇는 평화의 발란스
        한 갤러리아이엠(정경아 대표)와의 협업으로 구성되었다. 올해로 70세를 맞       문화를 일상화한 친정아버지는 평생에 걸쳐 24권의 책(문집, 서집 등) 쓰고 이
        이한 황관장은 이번 전시 컨셉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한다.                를 대학 등 주요기관에 설파할 만큼 기증문화에 힘쓴 한학집안의 지식인이었
                                                        다. 이는 문화외교에 힘쓰는 이들과 딸로 이어져 문화로 ‘WPP(World peace
        “그림 표지와 같은 <아티스트의 방>은 알고 보면 제 인생입니다. 저는 70살     people) 평화의 발란스’를 좇는 3세대 문화 DNA로 이어졌다. “아버님의 가
        잔치를 대신해 전시를 하려고 합니다. 작품판매엔 처음부터 큰 관심이 없었어       르침은 여성도 사회를 위해 기여하기 위해서는 경제를 알아야 한다는 것이었
        요. 제가 후원해온 예술가들을 함께 응원하고 이러한 예술행위를 통해 즐거운       습니다.”    아버지의 책
        자극을 느끼고 싶었습니다. 살아있다는 것은 도전입니다. 지난 2년 여 기간이
        넘는 긴 코로나 시대 속에서 나에게 전시는 꿈을 나누는 것입니다.”           에바황은 인터뷰에서 버지니아 울프가 저서 『자기만의 방』에서 이야기 한 것
                                                        처럼, 여성도 자신의 이름으로 재산을, 직업을, 자기만의 후원의지를 가질 수
        꿈과 같은 인생, 훈장과도 같은 11월의 후원전시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문학과 여성에 대한 그의 관심은 지극히 섬세하고도
        인생과 꿈의 차이가 무엇일까? 꿈처럼 지나간 70여년의 인생길은 두려움과        냉철한 자기관리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여성이라면 반드시 가져야할 생각일
        기쁨, 행복이 함께한 세월이었다. 예술과 함께한 훈장같은 시간들을 잔치처럼       것이다. 예술가를 예술가답게 대우하는 문화는 컬렉션을 가벼운 투기의 대상
        나누고자 마련된 이번 전시는 크게 세 파트의 섹션으로 구성된다. ‘무거움과       이 아닌 삶을 깊이 있는 향기로 끌고 갈 하나의 가치 있는 행위라는 것이 그
        밝음전-Old & Young’, 환경문제를 서술하기 위한 재활용과 나눔의 실행 ‘퍼  의 생각이다. 실제 에바황의 컬렉션들은 어느 하나 사연 없이 선택된 것이 없
        포먼스 Box쌓기’, 멋진 여심으로 표출되는 에바황의 예술파트가 그것이다. 전     고, 의미와 대화가 오가지 않은 것이 없다. 이 전시를 접하는 모든 이들이 꿈
        시 제목인 <꿈과 같이>는 플로토의 오페라 마르타(Friedrich von Flotow-  과 같은 낭만을 얻기를 바라는 따스한 마음은 ‘컬렉션 전시=문화 축제’라는 공
        M’appari tutt’amor)의 ‘꿈과 같이(Like a dream)’의 제목처럼, 에바황이 살  식을 만든다. 평소 음악, 사진, 미술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관심을 가진 데
        아온 꿈과 같은 인생을 이 프로젝트를 통해 펼쳐낸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평       는, 수원대에 출강하던 친구 최교수의 영향도 적지 않았다. 갤러리 운영과 작
        생을 음악 속에서 살았지만, 미술이 주는 감성도 마음을 울리는 데는 크게 다      업을 직접 해 내면서 느낀 마음은 베토벤의 감성이 미술에도 녹아 있었다는
        르지 않다고 깨달은 것이다. 추상이지만 리얼한 꿈과 같은 해석을 전시 컨셉       것이다. “모차르트의 음악을 듣지 못하는 것이 죽음”이라는 우스개 소리처럼,
        으로 삼아 사랑 가득한 삶을 평화로운 세상을 향한 발걸음으로 나아가겠다는        예술과 함께 하는 감성어린 삶은 에바황의 최종 목적을 뮤지엄 건축으로까지
        시도이다. ‘Eva’라는 이름 안에도 사랑이 담겨 있다. 프랑스 신부님이 아담과    이어지게 만들었다.
        이브에서 차용하여 추천한 이름으로, ‘에바’는 이브의 프랑스 발음이다. 에바
        관장은 겉으로 보기엔 단단하고 강해보이지만, 알면 알수록 따뜻한 모성애를        ‘더 레드’ 미술관 설립으로 가기 위한 과정
        끌어들이는 큰 마음을 품은 사람이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보여준 미술에 대한 관심을 총체적으로 보여주고자 기획된 것이 이
                                                        번 전시의 목적이다. 예전 도상봉 작가의 <라일락>의 컬렉션을 제안받는 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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