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6 - 전시가이드 2021년 11월호 이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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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철 컬럼


































        5월展 _별처럼 꽃처럼 꿈을 그리다_(인사아트프라자, 1층) 좌로부터 윤영오 박사, 김순지 작가, 필자, 김종관(G. 베아르때 대표)




        김순지의                                            태심리학(形態心理學), 나아가서 게슈탈트의 응용(應用)과 공간감(空間感)은
                                                        물론, 컴퍼지션의 관계(關係)까지가 조성, 구성되었을 것이다. 이러한 사유는
                                                        김순지가 경험하고 감득한 문학, 음악, 영상, 연기(演技), 무용 등의 예술적(藝
        삶의 흔적(痕迹), 그 조형성                                術的)인 요소가 자신의 회화(繪畫)에 변증법적(辨證法的)으로 작용, 구상되었
                                                        을 것이라는 데서 발아(發芽)되어 진다. 이 외에도 자신의 삶, 그 과정에서 겪
        (造形性)의 향연                                       게 되는 견디기 어렵도록 아련한 서정(抒情)과 격정(激情), 사랑, 그리움, 그리
                                                        고 애틋함으로 점철(點綴)된 인간관계 등이 자신의 작품에 고스란히 녹아, 스
                                                        며들어 있다. 작가 자신이 겪는 일상은 물론, 때로는 권태롭고 범속(凡俗)한
        박종철 (미술평론, 칼럼니스트, KCAA대표)                       상황들까지도 삼투압작용(滲透壓作用)의 과정을 거치며 작품에 용해(溶解),
                                                        시각화되어 스토리텔링이 되고 서정적이면서도 낭만적(浪漫的)인 화면구성
                                                        으로, 전환되어 잔잔한 감동(感動)을 불러일으키며 우리들 가슴을 적셔온다.
        그칠 줄 모르는 물질문명(物質文明)의 발달로 인해 지구촌(地球村) 곳곳에서
        는 이념, 종교, 헤게모니 등으로 인한 분쟁이 이어지고 있다. 때로는 인류(人     오브제의 배열도 ‘갤럭시테크닉’이라는 김순지만이 가지는 독특한 방법으로 ‘
        類)의 유토피아로 정점에 이르는 이데아마저도 그 가변성에 놓여있지 않나 라       올오버어레인징’의 형식을 취함으로서 작가가 추구하는 은하(銀河)같은... ‘충
        는 우려(憂慮)를 낳고 있으며 정의와 진실이 천대 받고 있음이 오늘의 세태인      만하고 서정적인 감성의 울림과 흐름’에 근접(近接)함으로서 격조 있는 구도(
        지도 모른다. 현대인들의 일상(日常)에서도 상호 오해와 불신(不信)은 상존하      構圖)가 창출되고 있다. 그의 작품에서는 원근감이나 활달한 터치, 대상의 묘
        고 있다. 더구나 지금은 covid19의 팬데믹으로 거의 카오스의 지경에 이르고    사 같은 평범한 리얼리즘은 보이지 않는다. 또 특정한 장르를 정하기가 쉽진
        있으며... 우울증의 늪에서 허덕이는 현대인들이기도 하다. 어쩌면 오늘의 상      않지만 구상의 범주 안에서 표현주의와 상징주의(象徵主義)에 근접하며 문학
        황(狀況)이 하나님께서 피조물(被造物)인 인류에게 내린 경고(警告)가 아닌지      적이고 낭만적이며 은유적(隱喩的)인 이미지가 종합적으로 함축되어, 표출되
        심히 우려스럽기까지 하다.                                  고 있다. 여기에서 작가가 지향하는 삶의 방식을 엿볼 수 있다. 아름다움의 지
                                                        향과 생활 속에서의 미학구현, 종합적인 예술성을 통한 자신만의 조형성 구현,
        이러한 세태에서 작가(作家) 김순지는 일찍이 연극, 뮤지컬 배우는 물론 국립      이러한 삶의 방식을 즐기며 삶을 영위하는 것 등을 들 수 있다. 아울러 삶의 저
        극장의 전속 배우로 활약했으며, KBS, MBC 등에서 방송드라마 작가로서도      편에 있는 영혼과의 대화를 통해서라도 창작에의 열정을 소원하고 미학을 정
        왕성(旺盛)한 활동을 했을 뿐 아니라 TV미술관 참여와 KBS, SBS의 방송 진   립하고픈 작가의 에너지에 대한 집념을 알게 해준다. ‘처음 수묵화(水墨畫)를
        행을 위시하여, 소설, ‘별을 쥐고 있는 여자’로 공전의 히트를 취하여 소설가로    시작하다가 차츰 칼라에 대한 갈증을 느끼고 채색화(彩色畵)에 진입했다’ 라
        서의 명성을 얻기도 했다. 아마도 김순지의 이러한 삶의 흔적들이 형이상학적       는 작가의 말에서 그의 무한한 열정과 조형성에 대한 염원(念願)이 감득되어
        (形而上學的)으로 미학(美學)의 영역(領域)에 밑거름이 되고 그 단서(端緖)로     진다. 수없이 많은 패턴들(마치 은하(銀河)속의 별 무리나 산야(山野)의 들꽃
        작용했을 것이라고 유추(類推)할 수 있다. 극적(劇的)인 상황과 공간에 연계되     같은... )의 반복은 절제를 내포한 열정의 다른 면도 내재 되었을 것이다. 여기
        는 색채심리학(色彩心理學), 무대의 구조나 영상의 형상(形象)과 연계되는 형      에는 플라토닉러브 – 플라톤의 ‘대화’중의 향연(饗宴) – 와 관련되는 에로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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