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0 - 전시가이드 2021년 11월호 이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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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덕 컬럼










































                            조안석作  STUDIO  72.7X60.6cm  Oil on canvas  2020




                                                        실주의와 대립되는 지점이 있다고 볼 수 있다.
         빛(光), 색(色)으로 밝히다
                                                        서양화가 조안석은 빛과 색으로 캔버스를 밝히는 인상주의화풍과 자연주의
         현대인상주의화가  조안석                                  화풍의 절묘한 접점을 찾아 천착(穿鑿)하고 있다. 작가는 최근 현대미술의 지
                                                        배적이었던 추상화(Abstract Painting, 抽象畵)나 극사실주의(hyperrealism,
                                                        極寫實主義)에 입각한 미메시스(mimesis)의 시각적 평안을 찾기보단 고전
         김재덕 (갤러리한 관장, 칼럼니스트)
                                                        의 정통적인 회화기법을 이어 현대적 감성으로 작가만의 표현세계를 구축
                                                        하고 구상회화의 맥을 이어가는 작업을 하고 있다. 따라서, 작가의 표현방식
         피사로·르누아르·드가 등의 고전화가들이 필두로 하여 세계미술사를 장식한        은 현대인상주의로 총칭하고자 하는데 구상회화가 가지는 사실의 단순 시각
         인상주의미술(impressionism, 印象主義)은 공상적인 표현기법을 포함한 이  적 묘사보단 빛에 따른 역동적인 인상의 전달과 색을 통한 빛의 표현에 의미
         전의 모든 전통적인 미술 표현기법을 거부하고 직관적으로 관찰되는 빛에 의       를 부여하고자 한다.
         한 색채·색조·질감 자체에 관심을 둔다. 이는 빛의 영향과 함께 시시각각으로
         움직이는 색채의 변화 속에서 자연을 묘사하고, 색채나 색조의 순간적 효과       조안석 작가의 작업 모티브(motif)는 대부분 일상(日常)에서 보여 지는 자연
         를 이용하여 눈에 보이는 세계를 정확하고 객관적으로 표현 하고자 하였다.       과 인물의 시각적 이미지들 이다. 인물표현중 발레리나의 그림에선 드가(Ed-
                                                        gar De Gas)의 발레리나를 보는 듯 빛과 색채의 조화에 이질감을 느낄 수 없
         인상주의 보다 앞섰던 자연주의(Naturalism, 自然主義)화가들은 사물을 표   이 온화함을 편안하게 감상할 수 있도록 한다. 유화와 파스텔의 재료를 자유
         현함에 있어 주관을 섞지 않고 외계의 것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였다. 자연주      로 넘나드는 작가의 작업은 표현재료의 물성에 구애받지 않고 작가만의 터치
         의 화가들은 사실주의(realism, 寫實主義) 화풍과 동시대를 함께 하면서도 미  (touch)와 마띠에르(matière)를 간직 한 채 배경과 인물의 독특한 화면의 조
         묘하고 신비한 광선과 신선한 공기가 가득한 자연의 경이로움과 그 안에서 생      화를 이룬다. 발레리나의 평범한 일상의 단조로움은 빛과 색의 조화 속에서
         활하는 농민들의 노동의 의미를 깊은 애정으로 가감 없이 표현했다. 자연주       인상주의의 깊은 서정적 숨결을 느끼게 해준다. 전체 화면에서 경계를 구분하
         의는 자연의 입장에서 보면 그것의 존재와 가치의 원리가 있기에 자연대상의       지 않는 색채의 혼재함은 공간에 가득히 흩날리는 빛의 향연 속에 자연스런
         미(美)가 작품에 반영된다고 생각하고 자연의 재현에는 필연적으로 자연미의       경계가 활성화되어 사물의 형상을 침해하지 않는 감상의 길로 안내하여 준다.
         탐구와 존중을 내포 하였다. 그 결과 꼭 자연의 이상화와 모순되는 것은 아니
         기에 오히려 미추(美醜)를 불문하고 자연을 표현한다는 뜻에서 자연주의는 사      “작가가 이러한 표현을 할 수 있게 된 것은 그가 포착해낸 것이 외형적 아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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