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1 - 전시가이드 2025년 01월 이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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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수마감-매월15일 E -mail : cr ar t1004@hanmail.ne t 문의 0 10-6313- 2 7 4 7 (이문자 편집장)
접수마감-매월15일 E-mail : crart1004@hanmail.net 문의 010-6313-2747 (이문자 편집장)
말, 90×72.7cm, oil on canvas, 2024
지로 묘사되었으나, 그녀의 작품에서는 이러한 고정관념을 유머러스하게 전 그녀는 해마다 특정 동물을 주제로 작업을 해오기도 했는데, 그해를 상징하는
복한다. 민화에서처럼 까치를 무서워하거나, 모두 앞을 보는 상황에서 한눈 동물에 대한 고정된 이미지를 해체하고 확장하여 재구성한다. 이를테면 2023
을 파는 모습과 같이 호랑이를 순수하고 희화적으로 묘사하며, 아이처럼 본능 년 토끼해에는 하늘에 떠 있는 지구를 배경으로 달나라의 계수나무 아래에
에 충실하고 때로는 기존의 질서를 벗어난 자유로운 존재로 그려진다. 이러한 서 떡방아를 찧는 토끼와 달에 착륙한 우주 토끼의 이미지를 병치시켰으며,
호랑이는 단군신화 속 답답한 동굴 생활을 견디지 못하고 뛰쳐나간 호랑이의 2024년 용의 해에는 역사의 공간으로 주어진 푸른 실크로드를 배경으로 사
모습과도 연결되며, 동시에 일상의 규율을 넘어서는 파격적 존재로 자리 잡 신도의 신령한 동물들과 함께한 청룡을 그렸다. 새해 2025년 뱀의 해를 맞아
는다. 그녀의 연작에서 등장하는 호랑이와 ‘베키’라는 이름의 고양이는 한곳 그린 뱀은 흔히 생각하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탈피해 다산, 생명, 치유의 상징
에 머무르지 않는 이러한 자유로운 정신을 대변하며, 따분한 규칙의 경계를 으로 표현되었다. 이러한 동물들은 지상에 붙박이로 머물러있는 단순한 이미
넘어 새롭게 펼쳐진 우주로의 모험을 떠난다. 지에서 벗어나 평행 우주 속 확장된 이미지를 담아내며, 기존 세상과는 다른
이미지의 전복과 변주를 보여준다.
이 여정은 평행 우주처럼 여러 복수의 공간이 복합적으로 겹쳐있는 세계속에
서 이루어진다. 이곳에서 기존 세계는 반복되지만, 미세하게 어긋난 변주로 김소선의 평행 우주는 광활한 코스모스로서의 거시적 우주뿐만 아니라, 양귀
새로운 경험을 창출한다. 여기에 등장하는 블랙홀은 이러한 평행 우주를 연결 비 꽃잎의 순수한 붉은 색깔 속에 겹겹이 드러난 공간이나, 벌레가 먹어버려
하는 상징적 공간으로 작용한다. 블랙홀은 기존의 질서를 초월해 새로운 세계 잎맥만 남은 나뭇잎을 통해 드러나는 미시적 공간에서도 발견된다. 그녀의 상
로 이어지는 통로로 제시되며, 그곳 중의 하나에 들어가 앉아 명상하는 호랑 상적 우주는 단순한 상상을 넘어, 제한된 화면 속 공간을 무한히 확장하는 역
이는 우주로 시야를 확장하고자 하는 작가 자신이기도 하며, 관객에게 새로 할을 한다. 이는 2019년 발표한 ‘버블우주’ 시리즈에서의 거품 방울에 맺힌 무
운 체험과 만남의 가능성을 열어준다. 이는 앨리스가 부조리한 명령 체계에 수한 허상처럼 수많은 복수의 우주로 증폭됨으로써 평행 우주의 개념을 형상
서 벗어나 세상을 새롭게 인식하는 여정을 떠올리게 한다. 화한다. 이러한 세계는 고양이나 호랑이의 눈 속에 끝없이 펼쳐진 열린 공간
으로도 묘사되어 관객에게 무한한 상상의 가능성을 열어간다.
김소선의 작품에서 동물들은 단순한 객체로서의 대상이 아닌 새로운 세상으
로의 여행을 안내하는 주체적인 동반자이다. 이들은 기존 질서와 권위에 의문 이와 같이, 김소선의 작품은 다양한 동물과 식물의 이미지를 통해 고정된 현
을 제기하며 자유와 가능성을 탐구하는 존재로 묘사된다. 그녀는 이러한 전복 실을 넘어선 상상적이고 유희적인 세계를 제시한다. 그럼으로써 그녀의 평행
적인 동물의 여정을 통해 관객을 유희적이고 상상적인 세계로 초대하며, 현실 우주는 관객에게 기존 질서를 벗어난 새로운 시각과 경험을 제공하며, 상상
을 초월한 독창적 공간을 제시한다. 적 우주의 가능성을 확장하는 창의적인 ‘우주-풍경화’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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