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6 - 전시가이드 2024년 06월 이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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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현정의 전시포커스






























        만지는 시간-1, 100호, 2024                             만지는 시간-3, 100호, 2024






         시간의 틈새 /  보는시간 만지는추상_Epilogue                  털 픽셀들’과 만나 흐트러지면서도 스스로 정갈한 라인들을 만든다. 작가는 코

         김지혜 작가                                         로나 팬데믹 이후의 시대정신을 예견이라도 한 듯,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긍정
                                                        적 결합이 ‘동시대 미술의 헤테로토피아(Heterotopia of Contemporary Art)’
                                                        라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구상에서 추출한 추상의 경향성을 판화개념을 진
                                                        일보시킨 ‘디지털의 속성’에서 찾음으로써, 초현실의 자동기술법(Automatic
         글 : 안현정 (미술평론가, 예술철학박사)
                                                        Technology Act)이 구현해 낸 ‘경계의 세계관’을 작업 과정 전체에 적용한 것
                                                        이다. 김지혜의 도시에는 채집한 순간의 이미지와 디지털 기술의 융합이 동시
                                                        에 담겨있다. 이를 해체·반복하는 과정에서 추출한 ‘비정형과 선형의 매력적
                                                        인 조합’이 씨실날실처럼 버무려져 있는 것이다. 세계관의 특징은 과정과 결
        대구에서 처음 선보이는 김지혜의 설치와 평면작업들이 세간의 관심을 끌고         과가 하나의 맥락으로 이어지는, 과정상의 복합행위들이 단순화되는 ‘절제 미
        있다. 두 개의 다른 공간에서 펼쳐지는 방식은 그간의 결과물들이 종합된 새로      학(Moderation Aesthetics)’이라고 할 수 있다. 작가는 이를 자연스럽게 연동
        운 형식 속에서 공간이 작품이 되고 작품이 공간이 되는 방식을 보여준다. 평      된(혹은 저절로 기록된) ‘원초성의 흔적(Trace of Primordial Nature)’이라고
        면 회화와 레이어드 된 3차원의 이미지들은 디지털의 재해석 과정을 통해 ‘선      말한다. 도시에 담긴 원초적 에너지를 사진에 담은 이후, 기술과 예술의 이율
        적 에너지’로 전환된 것이다. 작가는 직접 찍은 도시의 사진 이미지들을 컴퓨      배반적 접목, 이른바 경계의 확장을 시도하는 것이다.
        터 그래픽과의 협업을 통해 ‘디지털 콜라주 추상’ 장르를 개척한다. 인간 한계
        에 저항하는 ‘도전적 숭고’를 현장감 있게 전달하기 위한 두 전시는 서울과는      디지털과 아날로그, 구상과 추상을 가로지르는 신작들은 ‘추상충동(Abstract
        또다른 얼굴로 대구 시민들과 마주할 예정이다. 이전 작업들은 채집된 도시의       Impulse)’을 향한 원초적 기록을 통해 ‘시간의 틈새’를 탐색한다. 실제로 <시
        경험들을 추상과 연동한 ‘디지털의 감성’을 보여주었다. 최근 진일보한 세계       간의 틈새>라는 ‘녹(rust)’을 기록한 추상설치 작업은 제주에서 만난 컨테이너
        관을 내놓은 작가는 디지털과 아날로그가 결합한 기록형 사진을 디지털의 우        의 흔적이다. 바다와 바람의 거센 레이어를 고스란히 기록한 컨테이너의 흔적
        연성과 연동시키면서, ‘내적 자아의 발견=경계 추상(Boundary Abstraction)’  들을 ‘시간의 결(缺=틈)’로 옮겨와 ‘바람에 나부끼는 듯한 전시연출’을 시도한
        으로까지 연결한다. 과거의 흔적이 오늘과 만나 ‘미래를 향한 선적 에너지’로      것이다. 틈새(현상)가 작품(해석)으로 이어지면서, 녹의 시간은 제주의 바람과
        구현되는 것이다. 작가는 자신을 둘러싼 경험이 다음 작업의 시작이라고 말한       시간을 ‘화이트큐브 속 작품’으로 변용한 것이다. 이렇듯 평면과 입체를 넘나
        다. 도시냐 자연이냐 보다, 나를 둘러싼 상황을 어떻게 수용할 것인가가 오늘      드는 ‘김지혜의 디지털 읽기’는 시간이라는 길을 따라가듯 ‘자수와 손의 직관
        을 결정하는 핵심 키워드이기 때문이다.                           성’으로 재해석되어 우리 앞에 자리한다.

        시간의 틈새를 파고드는 ‘경계 추상’                            안과 밖의 대화, 디지로그 레이어의 흔적들
        작가는 자신을 둘러싼 도시의 어제와 오늘을 연결해 ‘자기 발현적 요소’로 재      내적 흔적과 외적 흔적의 만남을 통해 추상으로의 길을 표현한 작가는 레이
        해석한다. 모든 작업들은 기존 아카이브와 연동한 경계(혹은 한계)를 넘는 자      어의 흔적들이 도시의 에너지와 만나는 순간에 주목한다. 마치 문명의 탐험
        기혁신의 과정이다. 마우스로 흔들고 대상을 없애면서 발견한 흔적들은 ‘디지       가처럼 ‘과거-현재-미래’뿐 아니라, 도시의 다층적 이미지들을 ‘손의 감각’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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