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7 - 전시가이드 2024년 06월 이북용
P. 47

시간의 틈새, 굿스페이스 설치, 2024                           시간의 틈새, 굿스페이스 설치, 2024







            로 연결하는 것이다. 작가의 경험은 도시 채집을 근저로 한 이전 작업과 연결      다. 이른바 ‘디지로그의 레이어’는 큰 틀을 디지털의 서사가 펼쳐낸 이후, 작가
            된다. 이는 서울과 제주의 다른 에너지가 ‘각기 다른 색감’으로 표출되는 것과     의 해석과정을 통해 아날로그의 흔적을 더하면서 진화 중이다. 수직-수평의
            같다. 작업환경을 변화시키면서 ‘디지털 추상(외적 흔적)과 아날로그 추상(내      연결형 선들이 덩어리나 곡면으로 확장되면서, 보는 시간을 형성하고 촉각적
            적 흔적)을 종합시키는 작가는 선과 색의 연결들을 ‘균형과 리듬’을 통해 서      추상으로 완결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주조 색은 작가가 의도한 방향과 다르게
            술한다. “원초성은 한 세대 가까이 작업하면서 깨달은 나의 발견”이라는 작가      흘러간다. 2024년 3월 갤러리밈에서의 신작들은 ‘블랙과 오렌지’가 주조 색을
            의 고백처럼, 채집과 기록은 과거를, 평행한 선으로 대별 되는 ‘추상의 변주’는    이룬다. 색과의 만남은 정해서 연결한 것이 아닌 ‘디지털 채집의 직관적 결과
            미래로의 방향을 상징한다. 작가는 원초성의 틈새를 제스추어로 연결하면서         값’으로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도시환경’이라는 수많은 모래알 중에 직접 찾
            시간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 ‘현존(現存; 지금-여기의 존재성)’을 이야기한다.     아내어 아카이브하고 드러낸 색감들의 결과가 ‘지금-여기 김지혜’의 감성에
                                                            의해 저절로 드러난 것이다. 도시 안에서 발견한 스트로크는 크고 작은 색선(
            우리 시대는 아날로그와 디지털을 조망하는 ‘디지로그 세상’이다. 작가가 처       色線)을 통해  작가의 개성화로 이어진다.
            음 판화와 사진을 접했던 90년대 중반은 모든 영상자료들이 아날로그적 환경
            에 의해 요청되었다. 밀레니얼은 경험하면서 전환된 ‘시대의 새로움’은 작가의      김지혜 작가의 전시는 2024. 5. 24 - 6. 25 굿스페이스 갤러리(대구 중구 동덕
            작품에 ‘예술적 아카이브’가 되어 스며들었다. 이러한 디지털 레이어 흔적들       로8길 26-13)에서 <시간의 틈새>라는 주제와 2024. 5. 24 - 6. 25 갤러리 모
            은 사진을 이용한 변형들 속에서 예측하지 못하는 방식으로 진화되었다. 디지       나(대구 중구 명덕로35길 68) <보는시간 만지는추상_Epilogue>이라는  주제
            털 세상과 결합한 작가의 개입은 의문체와 상징체를 만드는 과정으로 기능한        로  2곳에서  전시가 진행된다.


                                                                                                       45
                                                                                                       45
   42   43   44   45   46   47   48   49   50   51   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