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3 - 전시가이드 2024년 06월 이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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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상)대한성공회 강화성당 정문 / (우상) 대한성공회 강화성당 측면 서까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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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치를 가진다. 태극은 무한히 변화하기 때문에 변화를 표현해 내는 시각적        한다. 1896년 6월 강화에서 코프 주교가 한국인 신자에게 처음 세례를 주었고,
            표현에 적합하다. 동시에 태극은 원심력을 가지고 원칙으로 수렴되기 때문에        1900년 대한성공회로서는 강화에 가장 먼저 이 성당을 건립하게 되었다. 성당
            원형으로 표현된다. 태극은 시각적으로 퍼짐과 모아짐으로 표현될 수 있다.        은 강화읍 시가지를 한눈에 바라볼 수 있는 강화읍 관청리 견자산 언덕 위에
            태극은 빛과 같은 근원, 물리학에서 분석하는 원자의 운동, 빨강과 파랑의 빛      있는데 이곳은 고려 중기 몽고군의 침입에 항쟁하기 위해 고려 조정이 강화도
            깔로도 표현될 수 있다'라고 기획 글에서 태극이 가진 예술적 요소를 밝혔다.      로 천도하면서 쌓은 성터의 남쪽 일부에 해당한다.

            단청에서 태극문양은 주로 문에 많이 쓰였다. 궁궐이나 성의 문, 서원이나 향      본당 건물은 정면 4칸, 측면 10칸의 겹처마에 팔작지붕을 한 익공식 2층 목조
            교의 정문인 외삼문, 왕릉이나 서원의 홍살문 등 곳곳에서 볼 수 있는데 창덕      건물로 지어졌으며, 단청은 전체적으로 간결하게 먹분선을 그은 긋기단청으
            궁의 돈화문에서는 삼태극, 창경궁의 홍화문이나 수원 팔달문에서는 흑백 이        로 심플한 느낌을 주는데 서까래인 연목의 부리에는 삼태극을 그려 넣었다.
            태극을 볼 수 있다.                                     또한 정문의 문짝에는 둥근 원에 태극의 빨간색과 파란색으로 바탕색을 칠하
                                                            고 검은색으로 십자가를 그려 넣었으며, 연목 부리에 삼태극을 그려 넣었고,
            태극문양 중에서 인상 깊었던 곳으로 대한성공회 강화성당(大韓聖公會江華          홍살에는 태극문양이 붙어 있는데 처음 와보는 사람은 성당의 문이라기보다
            聖堂, 사적 제424호)을 들 수 있다. 본당 건물의 연목 부리에 삼태극, 정문의 문  는 마치 어느 사당이나 향교의 문을 들어가는 착각을 할 수도 있겠다 싶다.
            짝에는 태극과 십자가가 결합된 태극문양이 그려져 있어 매우 이색적이다. 이
            성당은 1900년(광무 4년) 대한성공회 초대 주교인 코프(C. J. Corfe, 한국명 고  이 글을 마치며 회화에서 태극을 모티브로 그린 작품이나 작가를 소개하고 싶
            요한)에 의해 건립되었으며,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한옥 성당으로 유명하       었으나 태극을 그린 작가들은 많기는 한 것 같은데 딱히 떠오르는 작품이나
            다. 대한성공회의 역사는 1889년 코프 신부가 영국에서 한국 주교로 서품을      작가를 찾지 못해 아쉬움이 크다. 앞으로 우리의 자랑스런 태극을 주제로 멋
            받으면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1890년 인천을 통해 성공회가 최초로 들어오면      진 작품들이 제작되길 기대해 본다.
            서 강화에는 1893년 갑곶이 나루터에 조그만 한옥을 빌려 선교를 시작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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