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2 - 전시가이드 2024년 06월 이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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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청과 컨템포러리 아트



































        창경궁 홍화문 전경




        단청의 태극문양과                                       이 비교적 간단하며 색채는 홍청의 배색이 가장 많고 흑백 태극도 쓰인다. 대
                                                        표적인 것은 우리나라의 국기인 태극기(太極旗)로서 붉은색의 양(陽)과 푸른
                                                        색의 음(陰)이 서로 조화를 이루고 있다.
        대한성공회 강화성당                                      삼태극은 삼재(三才)를 의미하는 하늘과 땅, 사람을 이르는데 색채는 적색, 청
                                                        색, 황색의 삼원색의 배색이 가장 많이 쓰이지만 청색 대신 녹색이나 검정, 황
                                                        색 대신 흰색이 쓰이기도 한다. 이러한 삼태극은 창덕궁 대조전 월대(月臺)의
        글 : 박일선 (단청산수화 작가, (사) 한국시각문화예술협회 부회장)          돌계단 고형석(固形石)이나 창덕궁 돈화문 2층 판문, 향교의 대성전(大成殿)
                                                        정문, 부채 등에서 볼 수 있다. 몇 년전 우리나라 정부의 휘장도 삼태극을 변형
                                                        한 디자인으로 바꿔 더 자주 보게 되었다.
        태극(太極)은 원과 그 안을 분할하는 S자 형태의 곡옥과 같은 형태를 교차하      사태극은 사용빈도는 낮으나 색채와 시문 방법이 다양하며 주로 적색, 청색,
        여 그린 문양을 말한다. 태극문양은 아주 오래전부터 우리 민족을 상징하는        황색, 녹색 등이 사용되었다. 다태극은 오색의 조화가 화려하게 사용되었으며,
        도상으로 쓰여왔다. 고구려의 고분벽화에 그려진 건축물의 창방에서 태극도         주렴계의 태극은 화려한 오색 또는 흑백으로 사용되었다.
        형을 볼 수 있으며, 중국의 태극도설(太極圖說) 보다 약 400년이나 앞선 628
        년 건립된 통일 신라시대의 감은사지(感恩寺址)의 장대석에 새겨진 태극이나        태극의 조형적 요소로는 큰 원과 그 안을 이등분하는 S자 형태의 선으로 구성
        경주 미추왕릉 지구에서 발견된 보검(寶劍)의 손잡이 장식에서도 태극을 찾        되어 있다. 태극의 외곽은 원으로 표현하는데 이 원은 우주만유(宇宙萬有)의
        아볼 수 있다. 또한 공식적으로 최고 오래된 태극문양으로 인정된 나주 복암       본성인 선회운동을 의미하는 것이다. S자 형태의 선은 하루 동안 움직인 태양
        리 고분의 백제시대의 목간에 그려진 태극도 있다. 이때는 태극을 무슨 문양       의 궤적을 의미하는 것으로 원의 경계선과 마찬가지로 선 자체로서 혹은 경계
        이라고 불렀는지 알 수 없지만 태극이라고 부르게 된 것은 아마도 중국의 태       선으로서 파악될 수 있다. 원에 내접하여 S자 형태의 선으로 그려진 두 개의
        극도설이 우리나라에 전파된 이후부터가 아닌가 추측된다.                  곡옥 형태는 외면세계와 내면세계의 자연적이며 우주적인 형태를 의미한다.
                                                        또한 태극은 색상에서도 도교적 우주관과 관련이 깊다. 청색은 동쪽을 상징
        태극은 우주가 음양의 원리로 나눠지기 이전의 원초적인 상태를 표현한 것이        하는 색으로 계절은 봄이요, 소생과 부활을 상징하며, 오행에서는 목(木)으로
        다. 즉 천지가 개벽하여 혼돈의 상태가 하늘과 땅으로 나누어지는 상황을 상징      푸르름과 생명력을 나타낸다. 적색은 남쪽을 상징하는 색으로 계절로는 여름
        하며 우주가 음양(陰陽)으로 나누어지며 만물을 생성해 나가는 원초적인 상태       이며 오행에서는 화(火)로서 양기를 나타낸다. 황색은 중앙을 의미하며 대지
        를 의미한다. 이러한 태극문양은 예로부터 단청을 비롯하여 공예, 건축, 가구,     의 색에서 유래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태극의 색상에는 음양을 상징하는 적색
        장신구 등에 광범위하게 쓰여왔다.                              과 청색의 배색이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다. 삼원색의 사용도 많은데 적색과
                                                        청색은 중앙을 의미하는 황색을 사이에 두고 양쪽에서 대응하여 전체적인 대
        태극문양을 형태에 따라 나누어 보면 이(二)태극, 삼(三)태극, 사(四)태극, 다(  칭을 이루고 있다. 2015년에 열린 광복 70주년, 대한민국 미술축전 '태극기와
        多)태극, 그리고 주렴계의 태극으로 나눌 수 있다. 이태극은 태극 중에서 모양     나' 전시를 기획했던 선승혜 감독은 '태극은 변화의 무한확장성과 원심력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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