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7 - 2020년1월 전시가이드이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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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미안 초심원 2007년 설계 시공


            나는 혼합식재를 선호한다. 자연에서는 서로 섞여서 경쟁하며 공생하는 것         정정수
            이 순리이기 때문이다. 혼합식재는 현지환경은 물론 식물의 습성, 키,크기, 색     홍익대학교 동대학원졸 | 대한민국 미술대전 운영위원 심사워원역임
                                                            순천국제정원박람회 예술총감독 | 고도원 아침편지 명상센타 예술총감독
            깔,등 많은 부분을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가능하다.  시공전에 그리는 스케치
                                                            벽초지수목원 기획, 설계, 시공 | 2008IFLA[세계조경가대회] 최우수상(인도개최)
            는 설계도면을 입체로 보여주는 것과 같다. 초심원은 2008세계조경가대회에       2010신한국인 대상-대상(문화부분) | 서울시민청 예술축제 전시총감독
            서 최고상을 수상했다.                                    ANC 문화컨텐츠 기획원 원장
                                                  - 작업노트 -


            어 해가 뜰 때는 그림자로 하여금 창문에 부딪혀지는 장면으로 그림이 그려        다” “우리가 입고 있는 옷, 테이블, 의자, 우리 주위의 모든 것을 미술이 아닌 것
            지고, 밤이면 불빛에 의해 나무형태가 벽에 그림으로 그려지고, 바람이 불 때      이 없을 정도로 귀하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미술의 고마움을 모르고 산다.
            는 바람부는 형태에 따라 그려지고, 가을이면 나뭇잎이 떨어지는 모습 그대로       우리의 삶속에 공기만큼이나 널려있지만 많은 사람들이 공기가 감사한줄 모
            의 장면이 인위적인 파사드의 예술과는 다른 모습으로 조경은, 자연이 인위를       르고 살듯, 미술에 대한 고마움을 모르고 산다. 음식으로 비유되는 음악은 단
            표현하는 것이라고 한다.                                   식이 가능하지만 공기는 3분만 마시지 않으면 살 수가 없다. 그것만큼 중요한
                                                            것이 공기이다. 그런데 공기를 중요하게 생각지 않는다. 우리 주위에 없어보
            화가이면서 조경에 매력을 느낀 작가는 또한 자연 애찬론자이기도 하다. 서로       지 않았기 때문이다. 우리의 미술이 그렇다 .모든 것이 미술인데 너무 흔하기
            사랑하고 어울려 살아야 할 이웃과 경쟁해야 하는 관계, 지식을 넣어주는 교       때문에 고마움을 모르는 것 같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육보다 스스로 깨우칠 수 있도록 길잡이가 되어주는 자연의 순리를 따라, 자
            녀들의 교육을 위해 자연을 택한 이유 역시 자연의 소중한 가치를 귀하게 여       정정수 작가의 혼이 서려있는 벽초지수목원에서 600여 개 이상의 드라마를
            겼기 때문이다. 자연은 사계절이 있으면서 수많은 변화가 있다. 자신을 자연       찍었다. 정원속 어느 곳에서 구도를 잡든 방해되는 요소가 나타나지 않기 때
            의 일부라고 생각하며 사는 작가는 스스로 되어질 수 있는것에 자신을 맡기며       문에 드라마의 장소나 웨딩 등 촬영지로 유명한 곳이기도 하다. 그것은 그림
            자연의 질서를 소중히 여긴다. 그래서 자연에 대한 감사로 땅을 캔버스 삼아       그리는 사람의 작품이었기 때문에 가능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현재에 와서 IT
            조경으로 그림을 그리고 있다.                                기술이 뛰어난 시대이지만 조경만큼은 결코 기계의 힘으로도 할 수 없고 오
                                                            직 사람의 힘으로만이 할 수 있는 영역이다. 식물이란 있어야할 곳에 심겨져
            흔히 많은 사람들이 알고있는 인위적인 조경을 선호하지 않는다. 자연 그대        야 한다. 그래서 땅에 그림을 그리는 조경예술이야말로 희망적이라고 말하고
            로의 순수함, 그래서 나무와 풀들의 생리까지도 꽤뚫어 보면서 작품의 완성        있다. 사람의 손에 의해서 인위적으로만 만들어 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자
            은 자연이 스스로 하도록 기다리면서 자연과 함께한다는 자세를 가지고 있다.       라면서 있는 그대로 모습으로 살아가는 것이 진정한 조경이라고 생각한다. 조
            “아름다운 것은 자기다운 것이다. 이것은 자연이다.” 그래서 작가는 자연의 질     경을 할때도 법칙이 있다. 돌틈에 집초가 자라지 않도록 식물의 균형을 맞추
            서를 수정하고 있는 중이다.                                 고 나무를 심을때도 훼손되지 않게 최대한 원래의 모습을 유지할수 있도록 계
                                                            산하며 작업에 임한다.
            작가는 “예술 중에 음악을 음식이라 표현한다면 미술을 공기라고 표현하고 싶       오늘도 정정수 작가는 땅에 그림을 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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