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0 - 2020년1월 전시가이드이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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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함께가요 35×25cm 요철지, 아크릴칼라 2019
구상과 추상을 넘나들며 현대적 감각으로 고졸(古拙)한 조형미를 통해
자유로운 정신 세계를 추구하면서도 전통적인 문인화의 고품(高品)을 잃지않는 작가 의식은
오랜 서력을 통해 단단하게 쌓아올린 필력과 함께 그의 인문정신의 정수를 엿보게 한다.
19세기 남종문인화의 대가 허련은 전남 진도 출신으로 추사 김정희의 문하 있는 수묵의 필법으로 묘사하면서도 다채로운 색감을 통해 고향과 일상의 사
생이 되어 서화수업을 하였으며 낙향한 후엔 운림산방(雲林山房)을 마련하고 물에서 느끼는 감흥을 시적인 압축미로 형상화하는 것이 일품(逸品)이라 할
작품 활동을 하였다. 수 있겠다. 이는 전통을 계승한 사군자에서도 잘 드러나는데 여백의 공간감을
충분히 활용하고 과감하게 재해석된 대상을 통해 그만의 독특한 감각으로 청
19세기 허련에서 시작된 진도 남종화의 맥은 현대에까지 이어지며 전통의 빈과 지조의 선비정신을 새롭게 구현하고 있다.
현대적 계승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그중운림산방이 있는 첨찰산 아래 현
대적 문인화의 길을 추구하는 이가 있으니 그가 바로 항산(恒山) 장근헌이다. 또한 구상과 추상을 넘나들며 현대적 감각으로 고졸(古拙)한 조형미를 통해
자유로운 정신 세계를 추구하면서도 전통적인 문인화의 고품(高品)을 잃지않
항산은 원래 정통 서예에서 출발하여 한글서예와 문자추상까지 현대적 계승 는 작가 의식은 오랜 서력을 통해 단단하게 쌓아올린 필력과 함께 그의 인문
을 위해 특출한 성과를 이루어냈지만 이에 만족하지 않고 끊임없이 자신의 독 정신의 정수를 엿보게 한다.
특한 예술세계를 구축해오고 있는 작가로 최근 전시를 통해 보여주고 있는 작
품들 역시 법고창신에 기품 있는 서화의 경지를 열어 보이고 있다. <논어>에 '소이위현(素以爲絢), 회사후소(繪事後素)'란 말이 있듯이 바른 인
품으로 학예일치를 이루려는 정신적 지향의 바탕 위에 색을 더하고 화려한 꽃
그는 불교적 사유를 기반으로 선(禪)적인 깨달음의 경지를 단순하지만 깊이 을 지나 열매를 거둘 수 있는 것이 예술의 진경이라면 그가 서화를 통해 이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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