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 - 박삼영 초대전 2. 23 – 3. 6 세종아트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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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홍적기를 찾아서



              1965년 국전에 100호짜리 “홍적기 77”이라는 타이틀로 국전에 출품했다.
              그해 가을 국전 선의 선평란에(장준하 발행) 운보 김기창 선생님께서 박삼영군 의 홍적기 77은 장중 으뜸감
              이라고 선평을 주셨다. 그 후로 운보 선생님댁을 들락거리면서 많은 것을 보고 듣고 쓰고 배웠다.


              잃어버린 홍적기 77은 국전 전시회가 끝나고 진의종(전 국무총리) 당시 한전 사장으로 있는 비서실에 맡겨
              두었다가 그 후로 소식을 모른다. 그 이듬해 늦은 나이로 군대에 입대했기 때문이다.


              내 영혼의 홍적기 열정, 젊은 날의 추상과 현실 사이에 카오스와 방
              황을 거듭하면서 광복의 하늘같은 날에 흙 묻은 구두를 신고 효창공
              원에 있는 큰 누나 집에서 와우산 언덕을 오르내리던 그 시절의 환등
              없는 홍대 실기장이 생각나곤 한다.


              화우 오광수와 함께 홍대 신문에 천경자, 김기창 작품의 미술평을 쓰
              면서 마포구 공덕동 살구꽃이 활짝 핀 미당 서정주 선생님댁을 오르
              락거리면서 나의 처녀시집 [손의 비장]도 출판했었다.

              지금도 나는 그 젊은 날의 영혼으로 작업을 한다. 추상을 한다. 현실
              을 작업한다. 말리브 해안이 보이는 산 언덕의 유명한 헐리우드 배우
              의 넓은 푸른 잔디밭을 연상하면서 안토니오 비발디의 사계절을 작
              업한다.
                                                                                (홍대도서관에서)



              - 박 삼 영(Richard 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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